부동산 훈풍의 이면… 3246억 늘어난 '가계대출 잔액'

  • 김동한 기자
  • 발행일 2023-07-25

인천지역 5월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한동안 감소세였던 가계대출 잔액이 다시 급증해 지난달 말 기준 1천62조원을 기록했다. 주택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상환 능력이 없는 가계대출이 증가할수록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천700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3천246억원 늘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지만, 지난 5월 증가세로 전환된 뒤 3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다.

16개월 연속 감소하다 5월 증가
전문가 "부채관리 필요해" 지적


보통 금리가 오르면 대출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현재는 상황이 정반대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달 23일 최저 연 4.23%에서 지난 21일 최저 4.35%로 상승했다. 반면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512조3천397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9천390억원 증가했다. 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자 주담대도 살아났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 설명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기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만1천346건으로, 전년 동기(2만9천478건)보다 2만1천868건 늘었다.

문제는 가계대출 잔액이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101~129조원 늘어난 가계의 초과저축분이 대출과 함께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팬데믹 이후 가계 초과저축 분석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는 2020~2022년 늘어난 초과저축을 소비와 부채 상환에 사용하지 않고 예금·주식 등 금융자산 형태로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기간 가계의 금융자산은 1천6조원 늘었는데, 이는 2017~2019년(591조원)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조주연 한은 동향분석팀 과장은 "최근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지면서 가계의 초과저축분이 대출과 함께 주택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주택 가격 상승, 가계 디레버리징 지연 등 금융안정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늘어날수록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만큼 부채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가계부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상환 능력 여부에 따라 대출을 달리하고, 필요하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소폭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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