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들인 아파트 내외벽 도장, 2년만에 벗겨져… 부실시공 의혹

  • 조수현 기자
  • 발행일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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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여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내·외벽 도장공사 등을 진행한 수원시의 A아파트의 주민들이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진은 5일 에폭시 코팅이 갈라지거나 들뜬 지하주차장 바닥. 2023.7.5 /임열수기자 pplys@biz-m.kr

"지하주차장 바닥은 들떠있고, 외벽 칠은 벗겨지고 이럴 거면 보수공사를 왜 한 겁니까."

수원시의 A아파트가 10억여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내·외벽 도장공사 등을 진행한 것을 두고, 일부 주민이 공사가 날림으로 진행됐다며 시공사와 아파트 측에 부실시공 의혹을 주장하고 나섰다.

수원 A아파트 주민 부실공사 민원
관리사무소·입대의, 대응에 고심

5일 A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주민 등에 따르면 올해로 준공 25년 차를 넘긴 A아파트는 지난 2021년 5월 아파트 단지 내 지하주차장 바닥 에폭시 코팅과 내·외벽 도장 공사 등을 5개월여의 기간을 거쳐 완료했다. 해당 공사는 도장 등을 전문으로 하는 B업체가 맡았으며, 공사금액은 10억8천만원 상당이었다.

하지만 공사 이후 문제가 불거졌다. 주민 C씨 등이 보강공사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 주차장 바닥 에폭시 코팅이 갈라지거나 들뜨고, 외벽 페인트칠이 벗겨지는 등 '하자 공사' 정황을 파악하고,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시공사 측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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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여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내·외벽 도장공사 등을 진행한 수원시의 A아파트의 주민들이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진은 5일 페인트칠이 벗겨진 주차장 외벽. 2023.7.5 /임열수기자 pplys@biz-m.kr

실제 이날 찾은 A아파트의 일부 건물 지하주차장 바닥은 습기를 머금은 채 갈라지거나 부풀어 올라 2년 전 보강공사가 이뤄진 곳인지 무색할 만큼 부실한 모습이었다.

이날 만난 주민 C씨는 "부실공사라고 민원을 넣어 공사 이후 보수기간에 주차장만 10번은 (시공사가) 고치고 간 것 같지만 '땜질식'에 불과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주차장뿐 아니라 건물 내·외벽 도장도 형편없어 장마철이 되니 물까지 줄줄 샌다"고 주장했다.

공사를 맡은 B업체 관계자는 "내·외벽 도장공사를 맡아 (공사를) 진행한 것이지, 방수공사까지 계약을 맡은 건 아니다. 건물 모든 곳의 도장공사를 다시 해달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주차장 에폭시 문제와 관련) 2년 보수기간이 지났음에도 이른 시일 내로 책임지고 보수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 측은 해당 민원을 접수하고, 방수 도장 전문가의 검증 절차를 거치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C씨 등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사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관리사무소와 입대의 측은 "일부 주민과 시공사 입장이 갈려 제3의 검증업체를 선정해 시시비비를 따져보려고 했으나 민원을 제기한 주민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검증에서 발생하는 비용도 입대의에서 부담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는데 의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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