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은 지옥으로 느껴질 만큼 가혹할 것이다.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연애와 결혼, 출산, 취업, 내 집 마련은 물론 인간관계와 꿈도 포기했다는 'N포세대'라 칭하며 자조한다. 그나마 살아보려 한 청년들도 기성세대가 놓아둔 덫인 주식과 가상화폐 열풍, 부동산 투기 광풍 등에 휩쓸려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이러한 사회현상을 만든 것이 '누구의 책임이냐'를 굳이 따지자면 기성세대이자 기득권을 쥐고 있는 586세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생각이다. 586세대는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선민의식을 토대로 지금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헤아리기는커녕 되레 올라설 수 있는 사다리까지 다 걷어내고 있기 때문이다.586세대는 1980년대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의 혜택을 받았고, 민주화 운동 때문에 다소 학업이 미진했다 하더라도 취업은 수월했다. 특히 1997년 IMF 사태로 기존의 산업화 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자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혜택도 누렸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그들의 눈에는 지금 청년들의 행보가 그저 철없는 무모한 행위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내면을 봐야 한다.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뒤 30대에 결혼을 하고, 40대에 내 집이 마련되고, 50대에는 자식을 결혼시키고, 60대부터 평온한 노년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안정적인 삶을 사회가 보장해 줬다면 청년들이 왜 도박과 투기 광풍에 쉽게 현혹이 됐었을까를.586세대들이 소수의 권력자들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독재에 맞서 목숨 걸고 바꾸려던 사회가 지금의 모습은 아니지 않는가. 독일의 시인 베르톨트 브레이하트는 말했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것을." 586세대들은 청년세대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그들을 위한 행보에 나서주길 희망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biz-m.kr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2023-07-07 민웅기

'지역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공공시설 건립하거나 지역 재투자LH 개발이익등 타지역 유출 막아道, 6월 연구용역 마친후 도입계획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인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도입에 시동이 걸렸다. 도는 최근 토론회를 열고 도민환원제에 대한 공론화 작업에 들어간데 이어 오는 6월 관련 연구용역을 마치는 대로 도민환원제 모델을 도내 개발사업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19일 도에 따르면 도민환원제는 지역 개발사업을 시행하면서 발생한 개발이익을 공공시설 건립에 투입하거나 지역 재투자를 통해 도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 아이디어다. 같은 땅이라도 용도지역 변경만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을 도가 가져온다는 것이다. 택지·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나 도시개발사업, 도시정비사업 등 개발사업에 도나 시가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것만으로도 개발이익이 생기는 데, 이를 다시 환수해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예를 들어 3기 신도시와 같이 택지개발사업은 보통 도시 외곽지역 개발제한구역 등 지가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데, 이 경우 도나 시가 개발지역의 일부를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개발이익이 생긴다. 그간 개발이익은 개발 주체가 운영비로 사용하거나 손실을 메우는 용도로 주로 사용해왔다.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도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개발사업에 도나 경기도시공사가 직접 시행하거나 지분율을 높이고, 도민환원제를 더하면 다른 지역에 개발이익이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그만큼 도내에 재투자 가능성이 커진다는 계산이다.실제 LH는 택지개발사업의 45%, 공공주택사업 중 47%를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경기도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을 타 지역의 적자사업 등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을 통해 도민환원제의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그 영역을 경기도로 확대한다면 도의 새로운 개발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복지 등에 투자할 여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도의 설명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2019-03-25 김성주

개발부담금, '국토균형발전' 명분 정부 징수분 도내 재투자 '어려움'市 이익금 '시민환원제' 논리 적용도내 타지역 활용땐 마찰 가능성경기도가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통해 개발사업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지역 간의 갈등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는 상태다.도민환원제는 용도변경을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에서 사업주체가 적정이윤만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도민들의 혜택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방안으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개발부담금 제도를 개선하는 방식과 결합 개발을 추진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방안 모두 지역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개발부담금 제도는 징수금의 50%를 중앙정부에 귀속하고, 나머지 50%는 개발지역의 시·군 일반회계로 편입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도는 정부로 가는 징수금 가운데 일부를 넘겨받아 도내 개발사업이나 복지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와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국토 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징수한 개발부담금을 전국에 나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타 지역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간접적 개발이익 환수장치인 결합개발은 도내 지역과의 마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의 역외유출을 막겠다는 '도민환원제'가 시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은 시가 사용한다는 '시민환원제'로 적용될 가능성 때문이다. 결합개발은 사업성이 낮은 지역과 사업성이 높은 지역, 둘 이상의 사업지역을 하나의 사업구역으로 결합하는 방식이다. 성남시 대장동-제1공단 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미 기초 지자체인 성남시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도내 각 지역에서도 직접 개발에 나설 수 있다.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는 각종 개발사업의 인·허가권을 시장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의 직접적인 관여가 곤란한 상황이다. 현재 50만 이상 대도시는 수원·고양·용인·성남·부천·화성·안산·남양주·안양·평택시등 10곳이다. 이곳은 개발이익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또 도내 14개 지자체가 도시공사를 운영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직접 개발이익 환수에 나선다면 지역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까지도 우려된다.아울러 주민들의 입장에서도 개발이익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어떤 사업에 개발이익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쟁이 심화될 여지도 있는 상황이다.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수조원에 달하는 자본을 확보한 경기도시개발공사와 달리 기초지자체 도시공사는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도민환원제의 일환으로,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사업 등에 있어 도가 지원 부담률을 줄여 다른 지역에 투자하는 방안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2019-03-25 김성주

규제완화 수준따라 '규모 세분화'道 공영개발 표준지침 제정 선행경기도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가 새로운 개발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당장 개발사업에 뛰어들기에는 아직 제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21일 도에 따르면 도민환원제는 용도변경 등으로 발생한 개발이익을 사업주체가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닌, 적정 이윤만을 갖고 나머지는 도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개념이다. 도는 이를 위해 개발사업 기부채납 기준 개선에서부터 개발부담금 관련 법 개정, 경기도 공영개발 표준지침 제정 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현재 도의 개발사업 기부채납 기준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에서 기반시설 기부채납 부담수준은 사업부지의 8%범위로, 기반시설 부지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낙후된 지역의 개발사업이나 도민 복지 등으로 개발이익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토지가 아닌 공공 시설이나 현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채납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규제완화 수준에 따라 기부채납 규모를 세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용적률이 완화될수록 더 많은 이익이 기대되는 만큼 적정 이윤을 제한 나머지 이윤을 도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도에 권한이 없는 개발부담금에도 도의 몫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개발부담금의 절반이 정부의 지역발전특별회계에 귀속되는 데, 도는 지역발전특별회계의 상당 부분이 역외로 유출된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이 중 일부가 도에 환원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개발이익 관리를 위해 관련 특별회계와 기금 등도 준비할 예정이다.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민환원제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도 지침과 기준 정비를 시작으로 정부 법개정 제안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정확한 지침을 통해 도에서 발생한 개발이익이 도민들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2019-03-25 김성주

지난 1992년 개장한 수도권매립지의 당초 사용연한은 2016년 12월 31일이었다. 하지만 분리수거와 종량제 시행 등으로 직접 매립하는 폐기물 양이 크게 감소하면서 총 4개의 매립장 가운데 2개의 매립장에 대해서만 폐기물 반입이 이뤄졌다. 당초 예상보다 매립지 운영에는 여유가 생겼지만 대체 후보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자 인천시가 2014년 선제대응에 나섰다. 당초의 사용연한을 재확인하면서 환경부와 서울, 경기, 인천 4자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후 갑론을박 치열한 논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15년 6월 3개 시·도가 합의에 도달한다. 추가 매립장의 사용만료 이전에 대체 매립지 확보도 여러 합의내용 중 하나다.2016년 1월 관계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대체 매립지 확보 추진단이 구성됐다. 이듬해 9월에는 후보지를 찾기 위한 공동 연구용역이 발주됐다. 이렇게 시작된 '수도권 대체 매립지 조성 연구용역'이 공식적으로 어제(19일) 모두 끝났다. 일정표대로라면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어제 연구용역 최종 결과물을 용역사로부터 제출받았을 것이다. 연구용역 결과를 행정적으로 준공 처리하는 기간이 최대 2주이므로 늦어도 오는 4월 2일이면 대체 매립지 최종 후보지가 확정된다. 인천과 경기 서해안 지역 3곳 이상이 대체 매립지 최종 후보지로 발표될 예정이다. 그런데 발표를 앞두고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3개 시·도가 최종 후보지 발표 시기를 늦추려 한다는 의심을 낳고 있다.표면적인 이유는 대체 매립지 최종 후보지 선정에 따른 후속대책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커다란 반발이 예상되므로 충분한 대응책을 마련한 다음 발표하겠다는 건데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알고 나면 그게 말처럼 주민을 위한 것 같지만은 않다. 다분히 정치적 속셈이 엿보인다.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대체 매립지 발표는 현실적으로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체 매립지 후보지에 포함된 지역의 경우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불만의 화살이 청와대까지 향할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이미 공개적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일정표까지 확정된 상황이다. 발표를 늦추면 오히려 더 큰 반감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순리대로 처리해야 한다.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2019-03-25 경인일보

인천 강화 교동도 주민들이 섬을 둘러싸고 있는 해안 철책을 개방해 달라고 당국에 요구하고 나섰다. 누구든지 방어용으로 생각할 법한 철책을 열어달라고 하는 교동도 주민들의 절박함이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교동도는 섬이면서도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거의 없다. 1990년대 이후 교동도 해안가에 철책이 둘러쳐진 뒤로 갯벌이나 바다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철책이 세워지기 전에는 주민들이 크게 구애받지 않고 갯벌에 나가 맨손 어업을 할 수가 있었다.군사적인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엄혹했던 1990년대 중반까지도 자유로웠던 갯벌 왕래가 막힌 것은 높다란 철책이 설치되면서부터다. 주민들과 갯벌을 철책으로 격리한 것은 월북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월북을 막기 위한 시설이라니, 교동도 철책은 그 출발부터가 잘못되었다. 뭍 사람들이 보기에는 군(軍)이 교동도 주민들을 지켜주기 위해 설치한 듯한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거다. 교동도 철책은 주민들을 가두어 마치 거대한 수용소처럼 만들어버렸다. 그리하여 교동도 주민들은 드넓은 갯벌을 눈앞에 두고서도 맨손어업조차 할 수가 없다. 육지로 치면 기름진 곡창지대를 가졌으면서도 농사를 짓지 못하고 땅을 놀리는 셈이다.교동 주민들이 인천시와 해병2사단에 제출한 '교동면 철책선 통문 개방 진정서'를 보면 군(軍)이 주민들을 얼마나 기망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1990년대 후반 월북 사건 이후 군은 철책을 설치하면서 주민들의 해안 출입은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철책 공사가 끝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바꾸어 주민들의 갯벌 출입을 통제했다. 주민들은 섬에 살면서도 바다와는 동떨어져 살아야 했다. 3천여 명의 주민 중 어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20명 안팎이라고 한다. 그나마 전혀 다른 삼산면 어촌계 소속이라고 한다.군 당국은 더 이상 교동도 주민들의 갯벌 왕래를 막아서는 안 된다. 주민들은 그동안 철책으로 인해 떠안은 맨손어업 손실 보상을 당국에 요구할 수도 있다.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것이 재산권을 침해당할 만큼의 죄가 될 수는 없다. 섬은 사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을 말한다. 사면을 철책으로 빙 둘렀다면 그것은 수용소나 마찬가지이다. 군은 이제라도 교동 주민들의 갯벌 왕래를 통제한 조치를 풀고 맨손어업을 허용해야 할 것이다.

2019-03-04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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