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가 '권력'이 된 입주예정자협의회·(1)무소불위 권력 집단화]정당한 권리인가, 다수의 갑질인가

  • 박경호·이준석 기자
  • 발행일 2018-12-04

공사 감시와 의견 전달 목적 '출범'
법적지위 없는 입주자協 전초 불구
집단민원 이용 수십억대 옵션 요구
건설사 울며겨자먹기식 수용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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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입예협)는 신규 아파트 입주자들의 권리를 위해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입주자협의회'의 '전초(前哨)'다. 법적으로 보호되지 않지만 입주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겠다는 명분에서 당연한 수순처럼 출범하고 있다.

하지만 출범 후 '다수'의 지위를 이용, '무소불위 권력 집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약에도 없는 수십억 원대의 추가 옵션을 요구하는 사례가 대표적 예다.

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입예협은 분양 후부터 입주 전까지 공사가 문제없이 진행되는지 지켜보고 입주자 개개인의 목소리를 모아 건설사에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문제는 입예협이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단체가 아닌 탓에 친목단체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일반 단체 이상의 권력을 부여(?)받아 사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입예협의 경우 건설사에 기존 계약 사항에 없는 태양광 발전 설비, 물놀이터, 주차유도 시스템 추가 설치와 함께 전 세대를 대상으로 오븐, 건조기, 절수페달, 식기세척기 등의 가전제품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건설사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자 하자 발생 등을 빌미로 지자체와 지역구 의원실에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결국, 건설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입예협의 요구 사항 대부분을 받아들여야 했다.

인천 송도 내에 인공수로와 호수를 연결해 물길을 만드는 워터프런트 조성사업 대상지를 끼고 있는 한 아파트 단지의 입예협은 아파트 상층부에 유리벽을 설치하고 건물 전체 도색을 바꿔 수변공간에 어울리는 경관을 조성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또 워터프런트 조성사업이 지방재정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전체 사업구간(16㎞) 중 1단계 일부(930m)만 우선 추진하게 되자, 행정부시장과 시의원 등에게 '민원 문자 폭탄'을 쏟아부으며 반발했다.

건설업 관계자는 "입예협은 입주자협의회의 전초전"이라며 "건설사의 문제를 민원화해 다양한 것을 요구한다. 일부 요구 건은 정당한 권리를 넘어서고 결국 건설사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그들과 상생 방안을 논의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자들에게 전가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경호·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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