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엠 현장고발]경기도 전역 GTX 노선따라 '기획부동산' 주의보

A사 각종 개발 호재 미끼로 땅값 부풀려 '지분 거래'
부동산 관계자 "땅 권리 행사 어렵고, 거래 안돼 주의해야"
  • 이상훈 기자
  • 입력 2020-01-20 12:28:23



2020012002000012000048401.jpg
경기도 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중심으로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소연기자parksy@biz-m.kr

경기도 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주변을 중심으로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개발이 어려운 땅을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한 뒤 각종 호재를 미끼로 투자자들에게 5~10배 비싼 값으로 토지를 '지분 판매'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A사와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에 있는 A사는 지난해 8월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 9XX(지목 답) 일대 3천456㎡를 6억4천260만 원에 매입했다. 대략 3.3㎡당 62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치동 사무실에서 만난 A사 관계자는 이 땅을 "고양시에서 추진 중인 JDS 지구 바로 옆에 주상복합용지로 계획돼 있다"고 소개했다.

JDS 지구는 고양 장항동, 백석동, 대화동, 법곳동, 구산동, 덕이동 일원 2만8천166㎢를 직주근접의 자족도시 기능과 향후 남북교류 활성화에 따른 개발 가능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사업이다.

1.jpg

이에 따라 고양시는 현재 JDS 지구 관리방안과 '2035고양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각종 아파트 등 주거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사업(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 등)을 차단하고자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았지만, A사는 GTX 킨텍스역과 지하철 3호선 가좌역, 그리고 주거지역 및 상업지역 등이 표시된 도면까지 활용해 마치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허위광고를 했다.

특히 이들은 3.3㎡당 298만 원인 해당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농지취득 자격증명 신청서'까지 대신 접수해 주는 것으로 나타나 애꿎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그는 "JDS 지구 주변에 있는 땅을 일반인들이 투자하려면 3~4천㎡씩 덩어리로 매입해야 해 어려움이 있다"며 "저희는 그런 분들을 위해 GTX-A 노선과 지하철 3호선 가좌역 더불역세권에 있는 땅을 매입했고, 1인당 33㎡ 이상부터 지분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TX라는 교통망이 만들어지면서 일산이 들썩거리고 있는데 그 중심에 지자체에서 개발하는 JDS 지구가 있다"면서 "CJ가 매입해 짓는 아레나 공연장과 그 옆에 들어서는 호텔, 테마파크까지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JDS 구역 내 가좌지구는 토지보상이, 대화 법곳지구 내 KBS 방송영상산업단지가 공사에 들어갔다"며 "대화2지구도 개발에 들어갔고, 덕이지구의 경우 지역주택조합아파트로 개발 중"이라며 투자만 하면 큰 시세차익을 낼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며 투자를 권유했다.

2020012002000012000048403.jpg
실제 기획부동산에서 거래되고 있는 농지 모습. /박소연기자 parksy@biz-m.kr

우선 가계약금을 300~400만 원 정도 넣어야 현장답사가 가능하다는 A사 관계자는 지분거래와 농지 취득 부분에 대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도 했다.

그는 "상업지역으로 들어갈 자리를 선점한 땅인데 지목이 답이라 법인 매매를 못 해 대표님 지인 두 분으로 명의가 돼 있다"며 "필지를 지분거래 하는 건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개발 시 동의가 필요하지만, 매매는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매매가 힘들면 저희에게 되팔면 된다"고 전했다.

농지취득과 등기까지 7~10일 정도 소요되며, 대리 경작까지 책임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그는 "JDS 지구 개발 계획이 세워지지 않았다면 투자를 추천해드리지도 않는다"며 "며칠 전에도 투자자 한 분이 33㎡를 매수해 등기 신청이 들어갔다. 조금 웃돈을 주더라도 바로 계약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12월 해당 필지 중 33㎡를 투자자 B씨가 2천500만 원에 지분거래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선 A사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등 개발 가능성이 낮은 농지 등을 싸게 매입한 뒤 여러 지분으로 나눠(지분 쪼개기) 투자자들에게 비싸게 팔아 이익을 가로채는 기획부동산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곳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법곳동 9XX 관련) 3.3㎡당 5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지분거래 한 필지는 절대 매매가 되지 않는다"며 "내 땅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데 누가 사겠느냐. 말도 안 되는 JDS 지구 개발 계획 갖고 땅 팔아먹는 기획부동산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법곳(대화)지구 등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최종 반려 처분했다"며 "현재 JDS 지구 내 계획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

비즈엠 포스트

비즈엠 유튜브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