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범시민협 '동상이몽']교통 편의 향상 vs 도시 단절 회복…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어디로 가나

  • 김민재 기자
  • 발행일 2018-04-03 제3면

옹벽 등 철거·공원 조성 '큰 틀'
공원·문화 분과 "교차로 최소화"
도로분과 "진출입로 추가 설치"
교통분과, 하부주차장 확충 입장
市 하반기 용역 완료·계획 공개


인천시 역점 사업인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이 도로 본연의 기능에 무게를 둘지 단절된 구도심 공동체 회복에 중점을 둘지 '딜레마'에 빠졌다.

인천시는 지난해 9월부터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착수해 인천기점~서인천나들목 10.45㎞ 구간과 주변 지역 8.499㎢를 어떻게 개발할지 구상하고 있다.

이미 옹벽·방음벽 철거, 도로 중앙부 공원 조성 등 도로 상부 활용방안과 차로수 최소화, 대중교통 중심 교통체계 구축, 진출입로 설치 등 사업 방향의 큰 틀은 정해졌다.

인천시가 기본 계획에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시민과 전문가 350명이 참여하는 '범시민참여협의회'를 지난 2월 구성한 가운데 이들의 의견이 일부 충돌하고 있다.

도로분과, 교통분과, 공원·문화분과, 산업재생분과, 도시계획분과 등 협의회 내 5개 분과별로 추구하는 가치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 딜레마는 '교통 편의'와 '도시단절 회복'이라는 가치 충돌이다. 경인고속도로는 인천 용현동과 서구 석남·가좌동 구도심을 반으로 갈랐다. 갈라진 구도심 공동체 회복의 성패는 일반화 도로를 따라 조성되는 상부 공원이 어떻게 조성되는지 여부에 달렸다.

공원·문화분과는 지난달 31일 열린 범시민참여협의회 전체 회의에서 "도로 선형을 따라 공원이 끊기지 않고 최대한 유지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건의했다. 교차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도로분과는 일반도로 진출입로 추가 설치가 가장 중요한 의제다. 현재 계획된 진출입로는 인하대, 6공단 고가, 방축고가, 석남2고가 등 4개 지점에서 양방향으로 계획돼 있다.

도로분과는 방음벽과 옹벽이 철거되면 평면 교차로 15곳을 더 늘려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렇게 되면 도로 상부 공원의 단절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밖에 교통분과는 도로 하부 주차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도로변이 예전처럼 주차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협의회는 이처럼 상충하는 여러 의견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각 분과대표·전문가·시민사회단체 등 25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했다.

협의회 전체 회의는 6·13 지방 선거 이후로 미뤄지지만 운영위원회는 4월에도 계속 활동해 인천시와 각종 의견을 주고받기로 했다. 인천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용역을 마무리하고 기본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차량통행 위주의 계획보다는 구도심 단절을 회복하고 도시의 주인이 도로가 아닌 시민이라는 기본 가치는 존중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경인고속도로 일반화로 인한 불편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기에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기본계획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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