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놓고 '핑퐁게임'… 월세방 떠도는 입주예정자

시행사·시공사 '63억 행방'두고 유치권 분쟁 준공승인 지연
1년 넘게 168가구 이자 내고 입주지연… 애꿎은 주민만 피해
  • 김종호·배재흥 기자
  • 발행일 2018-03-15 제23면

평택
14일 입주가 1년 넘게 미뤄져 입주예정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평택 세인트캐슬 테라스 하우스' 단지 내 주택에 유치권과 관련해 시공사가 내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평택시내 한 신축 공동주택에서 시공사와 시행사 간 공사대금 문제 등으로 준공 승인이 1년 넘게 늦어지면서 애꿎은 입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14일 '평택 세인트캐슬 테라스 하우스(이하 세인트캐슬) 등에 따르면 세인트캐슬은 평택시 청북읍 옥길리 일원 약 2만5천㎡ 부지에 3층 높이 다가구주택 83개동(249세대)이 들어서는 단지로 지난 2016년 1월 착공했다.

엔씨디코리아, 씨퍼스코리아, 서평개발, 플러스더블유가 공동 시행사로, 창조종합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예정대로라면 같은 해 말 공사가 완료돼 지난해 2월 모든 입주가 끝났어야 하지만, 입주 예정일이 1년이 넘은 현재까지 56개동(168세대)은 '준공승인'을 받지 못해 일부 계약자들이 입주를 하지 못했다.

시행사와 시공사 간 공사금액 '63억원'의 행방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 측은 당초 계약금액 중 63억원이 시행사 측에 빌려준 '차용금'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고, 시행사 측은 공사 중 발생한 '이익잉여금'이라며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어 현재 공사가 장기간 중단된 상황이다.

모든 피해는 입주예정자들의 몫이 됐다. 실제 지난해 입주를 계획하고 있었던 일부 입주민들은 인근 월세방을 떠돌며 지내고 있다. 특히 계약 당시 '중도금 무이자대출'을 약속받았던 것과 달리 시행사 측이 은행에 이자 납부를 하지 않고 있어, 입주예정자들은 매월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대신 지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방옥 입주자대표회장은 "우리에겐 전 재산이 걸린 집"이라며 "시행사와 시공사 간 핑퐁게임에 입주예정자들만 죽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중도금이자와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등은 다 보전할 것"이라며 "시공사 측에 이미 공사대금 80% 이상을 현금으로 지급했는데, 시공사 측이 '63억원'을 가지고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시행사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익잉여금'이 산정될 수는 없다"며 "시행사에게 받지 못한 공사대금만 받으면 서둘러 공사를 끝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김종호·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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