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입점 안된다" 들끓는 하남 미사지구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 반발
외국계라 상생 여부 부정적
市는 "협상 유도할뿐" 뒷짐
  • 김선회·최규원 기자
  • 발행일 2017-01-18 제1면

(주)코스트코코리아(이하 코스트코)와 계약을 맺은 벤더들이 반품숍을 운영하는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계약서 없이 수천만원의 권리금을 받고, 판매 불가능한 악성 재고를 떠넘겨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경인일보 1월 12일자 1면 보도), 최근 코스트코가 하남 미사지구에 신규입점을 계획하면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남시에 따르면 코스트코는 지난해 3월 하남시 풍산동 미사지구 내 자족용지 23-1·2 블록 1만4천260㎡를 매입했으며, 같은 해 11월 건축면적 5만436㎡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신규점포에 대한 건축허가를 받았다. 개장은 2018년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코스트코의 입점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인근의 신장·덕풍전통시장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신장·덕풍전통시장에는 300~400개의 점포가 있으며, 시장 주변까지 포함하면 800여 개의 점포가 형성돼 있다. 안 그래도 최근 스타필드하남(신세계가 만든 복합쇼핑몰)이 들어선 이후 매출이 15% 이상 줄어들었는데 코스트코까지 들어서면 우리는 죽으라는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회 관계자는 "코스트코 입점 소식은 하남시청을 통해서 들었다. 하지만 건축허가가 나온 뒤에야 정확히 알게 됐다. 이런 중대한 사항을 건축허가가 나온 뒤에야 알려주는 저의를 모르겠다"며 "더구나 코스트코 관계자들이 최근 상인회를 찾아와 '코스트코의 모기업이 미국법인이어서 지역상인들과의 상생방안 같은 것은 현실적으로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해 우리를 더욱 분노케 했다. 앞으로 두 상인회는 합심해서 코스트코 입점을 무조건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스트코 측은 "지역 상인들에게 미국 법인을 강조한 적이 없으며, 회사 차원에서 상생협력보고서를 만든 것이 있다"며 "앞으로 상인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고, 구체적인 일정은 시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남시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지역상인 간의)상생문제에 대해 쌍방이 잘 협상하도록 유도할 뿐"이라며 "(코스트코 입점이)주변 상권에 여러 가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사 강변 신도시 주민들은 입점을 원하는 경우도 많아 시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선회·최규원기자 ks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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