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창] 청년세대 부채의식을 가져라, 586세대는

  • 민웅기
  • 발행일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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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현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은 지옥으로 느껴질 만큼 가혹할 것이다.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청년들이 스스로를 연애와 결혼, 출산, 취업, 내 집 마련은 물론 인간관계와 꿈도 포기했다는 'N포세대'라 칭하며 자조한다. 그나마 살아보려 한 청년들도 기성세대가 놓아둔 덫인 주식과 가상화폐 열풍, 부동산 투기 광풍 등에 휩쓸려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만든 것이 '누구의 책임이냐'를 굳이 따지자면 기성세대이자 기득권을 쥐고 있는 586세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생각이다. 586세대는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선민의식을 토대로 지금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헤아리기는커녕 되레 올라설 수 있는 사다리까지 다 걷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586세대는 1980년대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의 혜택을 받았고, 민주화 운동 때문에 다소 학업이 미진했다 하더라도 취업은 수월했다. 특히 1997년 IMF 사태로 기존의 산업화 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자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혜택도 누렸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눈에는 지금 청년들의 행보가 그저 철없는 무모한 행위라고 치부한다. 하지만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내면을 봐야 한다. 20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한 뒤 30대에 결혼을 하고, 40대에 내 집이 마련되고, 50대에는 자식을 결혼시키고, 60대부터 평온한 노년생활을 즐길 수 있는 안정적인 삶을 사회가 보장해 줬다면 청년들이 왜 도박과 투기 광풍에 쉽게 현혹이 됐었을까를.

586세대들이 소수의 권력자들이 모든 것을 독점하는 독재에 맞서 목숨 걸고 바꾸려던 사회가 지금의 모습은 아니지 않는가. 독일의 시인 베르톨트 브레이하트는 말했다.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것을." 586세대들은 청년세대에게 부채의식을 갖고 그들을 위한 행보에 나서주길 희망한다.

/민웅기 지역사회부(안성) 차장 muk@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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