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이 개통하면 경기도 내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경기 남부와 북부 간 가격 차이도 줄어들 것이란 경기연구원의 조사결과가 나왔다.경기연구원은 도내 아파트값 추정모형을 구축하고, GTX 3개 노선 개통에 따른 아파트 가격변화를 예측해 '경기도 대중교통 교통비용과 주택가격의 관계에 관한 연구: GTX 개통효과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아파트값 추정모형은 아파트 경과연수와 단지의 세대수, 초등학교까지 거리 등 11개의 독립변수를 사용했고, 독립변수 중 출근 시 '서울시 고용중심지까지 대중교통수단 통행시간'을 핵심변수로 적용했다. 교통분석용 네트워크를 이용해 GTX 개통으로 각 아파트 단지에서 '서울시 고용중심지까지 대중교통 통행시간'을 산정하고, 이를 모형에 적용해 개통에 따른 아파트 가격변화를 추정했다. GTX 3개 노선 개통시 서울시 고용중심지(서울역, 강남역)까지 대중교통 통행시간 변화를 산정한 결과 개선율을 보면 경기 북부가 경기 남부보다 높았으며, 서울시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가 가까운 도시보다 높았다. 또 GTX 신설선로가 놓인 도시가 기존선로가 놓인 도시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GTX C 노선이 통과하는 경기 북부 시군의 대중교통 통행시간 개선율이 두드러져, 동두천 37.4%, 의정부시 24.2%, 양주시 23.6%, 연천군 21.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GTX 노선에서 벗어난 경기 남부의 김포시와 이미 신분당선과 경부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가 놓인 수원시 등은 개선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이와 같은 특성은 아파트 가격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됐다고 경기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실제 다른 조건이 모두 현재와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GTX 3개 노선 개통에 따른 도내 아파트값 변화를 추정한 결과 아파트값은 평균 12%(㎡당 50만 원) 상승하고, 남부와 북부 간 가격 격차는 감소(경기 남부대비 경기 북부 아파트 가격이 GTX 개통 전 70%에서 개통 후 84%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채만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GTX 개통 효과 극대화에 대해) 경기도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GTX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GTX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GTX역의 환승 체계 및 연계 대중교통 노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GTX-A 노선 파주 운정역 공사현장 2020.07.27 /비즈엠DBGTX 공사 현장. /비즈엠DB
2020-09-28 이상훈
올해 초 신분당선 연장선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통과 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던 호매실지구가 최근 대형 개발 호재인 '서수원 종합병원' 건축허가 통과 소식에도 싸늘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 정책에 수원지역 부동산시장이 꽁꽁 묶이면서, 개발 호재에도 시장이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수원권 종합병원의 설립을 추진 중인 의료법인 덕산의료재단은 지난 2018년 9월 한국농어촌공사가 공급하는 고색2지구 토지 중 도시지원시설용지에 대한 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색2지구는 수원시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추진 중인 15만 5천여㎡ 규모의 개발지구로, 기존 구시가지와 호매실·봉담 등 신시가지 사이에 위치해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보다 앞서 수원시는 같은 해 3월 덕산의료재단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종합병원 건립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서수원 지역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TF팀을 구성하는 등 사업에 의욕을 보여왔다. 덕산의료재단은 지난해 9월 수원시에 종합병원 건립사업 심의를 요청했고, 수원시는 같은 해 교통영향평가와 경관·건축 계획을 통합 심의하는 공동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이처럼 수원시의 전폭적인 지원 끝에 지난달 28일 건축허가를 받으며 착공 전 모든 행정절차를 1년 만에 마무리 지었다.서수원 종합병원은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894의 27 일원에 연면적 9만3천770㎡, 지하 4층, 지상 10층, 총 636병상 규모로 조성된다. 수원 지역에서 병상 수 기준으로 아주대학교병원(1천172병상),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888병상)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덕산의료재단은 2021년 5월께 1단계 공사(417병상 규모)를 시작해 2024년 3월 개원할 예정이다. 이어 2단계 공사(219병상)에 들어가 2027년 3월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수원시는 서수원 종합병원이 개원하면 서수원 지역 주민들의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발 호재가 떠올랐음에도 불구, 부동산 규제로 인해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광교~호매실)이 기본계획 고시 이후 14년 만에 예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매실지구 내 아파트값이 1억원 이상씩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1월 12일 5억7천800만원에 팔렸던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같은 달 23일 1억9천200만원 오른 7억7천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갱신했다.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 84㎡도 올해 1월(5억5천만원) 보다 1억2천700만원 오른 6억8천300만원에 2월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한양수자인파크원' 전용 84㎡ 역시 작년 초 4억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시세가 올 3월에는 5억9천만원까지 올라 매매됐다.하지만, 이런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가 6·17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원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으면서, 이후로는 역대 최고가 기록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 실제 이들 단지의 8월 실거래가를 보면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7억원,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6억4천900만원, 한양수자인파크원 5억7천만원에 거래됐다. 상황이 이렇자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 또한 낮아지고 있다. 호매실지구 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거래 자체가 얼어붙었다"며 "당연히 주변에 종합병원이 생기면 긍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서수원 종합병원은 이미 시세에 반영된 부분이어서 착공해도 집값이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분당선 연장선 예타 통과 소식에 한 번 급등한 이후 현재 단지 대부분이 신고가 보다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집값 오름세가 주춤하다. 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반면 서수원 종합병원 착공 소식을 기다렸던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양수자인 파크원 입주자대표회의 김선진 회장은 "그간 소외됐던 서수원지역에 대형 종합병원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큰 호재"라며 "부동산 가격을 떠나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덕산의료재단에서 제대로 된 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지하 4층, 지상 10층, 총 636병상 규모의 '서수원 종합병원'이 최근 건축허가를 통과했다. 사진은 병원이 조성될 부지. 2020.9.22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서수원 종합병원 조감도./수원시 제공지난달 전용 84㎡가 5억7천만원에 거래된 한양수자인파크원 단지. 2020.9.22 /이상훈기자 sh2018@biz-m.kr
2020-09-22 이상훈
경기도 부동산 시장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출 등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대세대·연립주택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8월 경기 지역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은 2천716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실거래신고기간이 20일가량 남은 것을 고려하면 전년 동월(3천650건) 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30일간의 부동산 실거래 신고기한이 끝난 7월 매매량만 봐도 지난해 7월보다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 7월 도내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량은 5천21건으로 전년 7월(3천397건) 대비 47.8%(1천624건)나 증가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량은 전년보다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1월 3천947건(2019년 1월 2천832건), 2월 5천126건(2천584건), 3월 4천133건(3천495건), 4월 3천882건(3천62건), 5월 5천150건(3천377건), 6월 6천584건(3천305건) 등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 달 평균 거래량은 4천834건이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평균 거래량은 3천150건에 그친다. 8월 도내 31개 시·군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곳은 283건을 기록한 수원시다. 이어 부천(277건), 안산(255건), 성남(233건), 광주(213건) 등이 거래량 200건을 넘겼다. 용인(184건), 광명(133건), 고양(133건건), 안양(130건), 남양주(117건) 등도 거래량 100건 이상을 기록하며 거래량 상위권에 안착했다.도내에서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거래량이 많았던 곳들은 최근 아파트값이 오른 곳들이기도 하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조사 시계열 자료를 보면 8월 5주 수원시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22.1로 1년 전(101.7)보다 20.4p 상승했다. 부천시(103.5→111.2)는 7.7p, 안산시(89.9→101.5) 11.6p , 성남시(108.2→116.2) 8p, 광주시(96.0→101.0) 5p 올랐다. 이처럼 아파트의 가격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한국감정원 주택매매 거래현황을 보면 경기도에서 5월부터 7월까지 거래된 주택거래는 10만7천483건으로 이중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거래가 18.1%(1만9천436건)을 차지했다.수요에 따라 매매가도 오르는 모습이다. 지난달 5월 평균 도내 다세대·연립주택 가격은 1㎡당 350만원으로 전달보다 20만원 올랐다. 2019년 5월(㎡당 315만5천원) 대비 34만5천원 비싸졌다. 다세대·연립주택이 부동산 시장에서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급등한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여기에 대출 규제가 덜한 것도 한몫한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시세가 3억원 이상인 아파트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대출이 불가능 하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이러한 규제에서 자유롭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전세값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재인 다세대·연립주택으로 피난 온 수요자가 많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값이 급등한 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받아서 살 수 있는 마땅한 집이 없는 상황에서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그런 조급함이 매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인천의 한 다세대·연립주택 단지. /비즈엠DB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다세대와 연립주택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도내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비즈엠DB
2020-09-11 윤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