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현장르포'  (검색결과   2건)

[] 올해도 물 새는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집

"눅눅한 집 안에서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옵니다."지난 5일 오후 7시께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의 한 빌라. 세입자인 손모(31)씨가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거실 천장을 바라봤다. 전날 내린 비가 그친 지 반나절 이상 지났지만, 거실 천장에선 여전히 빗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는 미추홀구 일대에서 수백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속칭 '건축왕' 남모(61)씨의 피해자다.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눅눅하고 습한 공기가 느껴졌다. 온종일 천장에서 떨어진 빗물로 거실 바닥에 놓인 바가지 두 개엔 녹물이 가득 차 찰랑거렸다. 바닥 장판에선 걸을 때마다 물기가 느껴지고 양말은 금방 축축해졌다.지난해 여름에도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손씨의 집 천장 곳곳에선 비가 샜다고 한다. 다른 방으로 가보자 베란다 천장 벽지가 뜯겨 나가 나무 골조가 그대로 보였다. 방 베란다 천장의 벽지는 빗물에 젖어 너덜거리면서 떨어져 나갔다.37가구 빌라 작년 8월 통째 경매로청년 3명 숨지자 정부 경매연기 조치 손씨는 지난해 8월 법원으로부터 경매가 시작된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그제야 실제 집주인이자 건축주인 남씨로부터 전세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계약 당시 집주인으로 알고 있던 사람은 남씨에게 명의를 빌려 준 가짜 임대인이었고, 계약을 도운 공인중개사까지 사기 행각에 얽혀 있었다. 37가구가 사는 이 빌라는 작년에 건물이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 손씨는 7천500만원의 전세보증금 중 최우선변제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처지다. 손씨가 전세보증금을 한차례 증액하면서, 2013년 빌라의 근저당이 설정될 당시 소액임차인 기준인 6천500만원을 초과했기 때문이다.올해 2월과 4월에 미추홀구에서 남씨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떼인 청년 3명이 잇따라 숨지자 정부는 뒤늦게 금융위원회를 통해 경매가 연기되도록 조치했다. 하루아침에 내쫓길 처지였던 손씨는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집주인(남씨), 가짜 임대인, 부동산중개업자가 모두 구속된 상황이라 집 보수 등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 또 비가 온다는데 건물의 철골이 다 삭아서 천장이 무너질까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보수 못해 '철골 무너질라' 한숨만당장 먹고살기도 힘든판 도움 호소 손씨의 빌라와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오피스텔에도 남씨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살고 있다. 이곳도 집 내부의 각종 하자로 인해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다.오피스텔 주민 김모(43)씨는 "작년 여름에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화장실, 거실, 안방 할 것 없이 비가 새서 바닥이 다 젖었다. 올해 큰비가 내리기 전에 옥상 바닥 보수 공사를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했다.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인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전국 피해대책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집 안에 누수가 심해 방수 공사 등을 해야 하는데,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피해자들이 어떻게 공사비를 마련하겠느냐"며 "시청과 구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백효은기자 100@biz-m.kr집안에도 장맛비 지난 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손모(31)씨의 전셋집 거실 바닥에 놓인 반려견 배변 패드와 바가지 등에 천장에서 샌 누런 빗물이 고여있다. 이 빌라는 미추홀구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행각을 벌인 속칭 '건축왕' 남모씨 소유로, 집 내부의 각종 하자로 인해 세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023.7.5 /백효은기자 100@biz-m.kr집안에도 장맛비 지난 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손모(31)씨의 전셋집 거실 바닥에 놓인 반려견 배변 패드와 바가지 등에 천장에서 샌 누런 빗물이 고여있다. 이 빌라는 미추홀구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행각을 벌인 속칭 '건축왕' 남모씨 소유로, 집 내부의 각종 하자로 인해 세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023.7.5 /백효은기자 100@biz-m.kr집안에도 장맛비 지난 5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손모(31)씨의 전셋집 거실 바닥에 놓인 반려견 배변 패드와 바가지 등에 천장에서 샌 누런 빗물이 고여있다. 이 빌라는 미추홀구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행각을 벌인 속칭 '건축왕' 남모씨 소유로, 집 내부의 각종 하자로 인해 세입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2023.7.5 /백효은기자 100@biz-m.kr

2023-07-07 백효은

[]3기신도시 유력후보지 광명·시흥테크노밸리

2023년까지 산단·주거단지 조성신설예정 신현·하중·매화역 주변'트라이앵글 역세권' 노른자위 부상경기서남부 주택수요해소 '기대감'땅값 2배… 매물없어 실거래 정지영동고속도로 광명나들목을 빠져나와 10분이면 도착하는 광명·시흥테크노밸리 예정지. 논·밭과 비닐하우스, 공장들이 자리를 잡은 이 넓은 땅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다음 달 발표될 '3차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손꼽는 곳이다. 다양한 교통망과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 경기 서남부의 주택 수요를 해소하는데 적당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 위치도 참조 광명 가학동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작년부터 3기 신도시 이야기가 기정사실처럼 떠돌면서 부동산 사무실이 늘어나고 들뜬 분위기"라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환지방식으로 개발한다고 해 대부분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반대하는 경우는 도로에 붙은 건물을 소유해 많은 임대료를 받는 사람 정도일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그런 분위기를 증명하듯 광명 가학동 일대에는 지난해 말부터 공인중개사사무소가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해 기존 7곳보다 4배나 되는 28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마치 용인시 반도체클러스터 개발 소식에 부동산 사무실이 급증했던 원삼면 일대를 보는 듯했다.가학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아파트나 상가, 공장 거래를 대비해 부동산들이 하나둘 들어오는 것 같다"며 "아마도 6월 3기 신도시가 지정될 경우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광명·시흥테크노밸리는 광명시 가학동과 시흥시 논곡동·무지내동 일원 244만여㎡ 부지에 오는 2023년까지 2조 4천억 원을 투입해 일반산업단지(98만8천㎡), 도시첨단산업단지(49만4천㎡), 유통단지(28만9천㎡), 배후 주거단지(67만4천㎡, 4천933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도와 LH, 경기도시공사가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산업과 주거가 어우러진 신도시를 조성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광명·시흥테크노밸리의 최대 강점은 교통으로 꼽힌다. KTX 광명뿐 아니라 서해선(소사~원시선) 신현역과 하중역(예정), 신안산선 매화역(예정) 등 다수의 전철역이 주변에 자리를 잡게 되는데, 특히 부동산시장은 신현역~하중역~매화역으로 둘러싸인 '트라이앵글 역세권' 일대를 노른자위 땅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제 2·3 경인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사통팔달로 뚫린 고속도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광명·시흥테크노밸리를 관통하는 신안산선 복선 전철 사업은 총 사업비 4조5천억원 이상이 투입돼 올 하반기 착공이 예정돼 있다"며 "경기도에서 국토교통부에 학온역 신설을 정식 건의함에 따라 광명시에서 약 1천억원의 사업비를 부담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높아진 기대감은 땅값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는 분위기다. 현지 부동산들을 돌며 파악해보니 3.3㎡당 20만~30만원 하던 농지가 현재 50만~60만원으로, 수용지역 임야는 30만원 하던 것이 60만~70만원으로 올랐다. 비수용지역(취락지구)의 농지는 200만~250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렇게 시세가 두 배가량 상승했지만, 토지소유자들은 앞으로 시세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해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또한 3기 신도시 추가 발표를 앞두고 임야를 싼값에 매입해 지분거래를 하는 기획부동산들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구된다.노온사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개발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거래되고 있는 땅들은 가학동과 노온사동 일대 임야를 평당 20만 원도 안되는 가격에 산 뒤 당장 개발될 것처럼 속여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10배 가까이 부풀려 쪼개 파는 기획부동산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사진은 광명시 가학동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 부지 전경. /강승호기자 kangsh@biz-m.kr사진은 광명시 가학동 '광명시흥 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 부지 전경. /강승호기자 kangsh@biz-m.kr

2019-05-06 이상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