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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을 지금처럼 뜨겁게 만든 배경 중 하나로 꼽히는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 1%가 채 안 되는 역대급 저금리에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예·적금 대비 수익성이 큰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었으나 기준금리가 다시 1%대로 인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진행된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0.25%p 인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작년 설 명절 이후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인 이후 현재까지 장장 20개월 동안 경기 방어 차원에서 제로금리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3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p 낮춘 것을 시작으로 5월 28일 연 0.75%에서 연 0.5%로 0.25%p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무려 2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75%p 내린 것이다. 금리를 크게 내리는 일명 '빅컷'과 추가 인하로 연 0.5%가 된 기준금리는 이후 9차례(2020년 7·8·10·11월, 2021년 1·2·4·5·7월) 동결됐다. 이 같은 초 저금리 기조는 부동산 시장이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에 '패닉바잉'이 온 무주택자들이 '영끌'해 아파트를 산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왔다. 수익형 부동산에도 뜨거운 관심이 몰렸다. 지난 11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의 상업, 업무용 부동산 매매 총액은 약 35조7천551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5조4천억원)보다 10조3천억원 증가한 수준으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에 몰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부의 규제 칼날이 아파트 시장에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몰렸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1천57조9천억원으로 전달 대비 5조2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데다 급격한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 불균형 현상이 지속된 탓일까.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p 인상한 뒤 이달 재차 0.25%를 인상, 기준금리를 연 1%대로 조정했다.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간차를 두고 시장금리와 은행권의 금리도 상승해서다. 최근 3.7~5.1%인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가 조만간 6%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이미 지난 9월에 연 3%대를 넘겼고, 추가 인상에 따라 신규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차주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실 실장은 "연 3%대 금리로 2주택 담보대출을 2억원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이번 0.25%p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 이자 부담은 기존 60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약 50만원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함 실장은 이어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을 목적으로 한 10월 가계대출규제책과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과 맞물리며 부동산 구입심리를 제약하고, 주택 거래량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기준금리 0.이날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관련 안내문. 2021.11.25. /연합뉴스3040 영끌 3040의 영끌 빚투가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쏠리면서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던 지난 6월 당시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지난 2일 오후 서울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2021.11.2. /연합뉴스
지난달부터 NH농협은행을 비롯해 일부 시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상향했는데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8주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1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40% 상승, 8월 3주 이후 4주 연속 같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이번 주 서울은 0.21%로 전주와 동일한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 등으로 거래활동은 소폭 줄었지만 지역별 인기단지의 신고가 거래와 전셋값 상승, 매물부족 영향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인천은 0.43%에서 0.44%로 오름세가 소폭 커졌다. 연수구(0.64%)는 교통호재 있는 옥련동과 선학·연수동 위주로, 계양구(0.49%)는 주거 및 교육환경 양호한 작전·서운·계산동이 주목받았다. 부평구(0.48%)는 일신·청천·산곡동 등 중저가가, 서구(0.47%)는 역세권 인근 단지 위주로 오름세가 컸다. 경기는 전주와 동일하게 0.51%를 기록했다. 4주 연속 0.5%대의 상승률이다. 경기도는 신규택지 발표가 있는 화성 봉담, 의왕 등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화성시(0.79%)는 봉담읍 위주로, 안성시(0.76%)는 공도읍 등 교통호재가 있는 중저가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또 오산시(0.76%)는 궐·누읍동이, 평택시(0.76%)는 준 신축 위주로, 의왕시(0.70%)는 GTX-C 호재와 신규택지 개발 기대감에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7일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