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LH·휴먼시아' 이름 빼주세요"…청원글 눈길

  • 윤혜경 기자
  • 입력 2021-03-18 1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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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고로가 새겨진 한 임대아파트 단지 모습. /비즈엠DB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LH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자 LH 브랜드 아파트 입주민들이 LH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파트 이름에서 휴먼시아와 LH를 삭제해달라는 내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현재 휴먼시아에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청원인 A씨는 "이제 LH와 휴먼시아는 단순 빈부 격차와 계급문화 수준의 혐오와 차별뿐 아니라 부정부패, 투기, 사기, 비리, 적폐의 검은 이미지까지 투영된 이름이 되어 버렸다"며 "거주하는 집의 문주, 외벽 및 주변 곳곳에 LH 휴먼시아 표기가 있다는 현실에 분노한다. 매일 보이는 비리와 적폐의 상징 표기를 지금 당장 삭제 및 변경해 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와 LH에서 아파트의 이름과 로고를 변경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전액 지원할 것을 요청한다"고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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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청원글. 청원인은 LH와 휴먼시아를 아파트에서 삭제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입주자들이 LH의 로고를 거부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일에는 본인을 신혼희망타운 수분양 세대원이라 밝힌 청원인 B씨가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를 두 번 울리는 부패한 LH, 신혼희망타운 네이밍 정책 반대'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B씨는 "신혼희망타운은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특화단지로 조성하는 것인데, 아파트명을 '신혼희망타운'으로 해 수많은 '신혼희망타운 사는 거지' 아이들을 양산해야겠냐"며 "최근 투기사건으로 LH는 모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나빠진 이미지는 회복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런 LH가 시행하는 신혼희망타운을 아파트명으로 사용할 순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신혼희망타운 입주 예정자로서, 아파트명을 결사반대한다. 신뢰를 잃고 부패한 LH가 아파트명과 브랜드를 정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 신혼희망타운 아파트 브랜드를 각 단지별 입주민이 본인 단지 여건에 맞춰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아파트 이름을 바꾸려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아파트 소유자 3/4 이상의 동의를 받은 뒤 관할 시·군에 아파트 표시변경 등록신청을 해야 한다. 관할 시·군에서 허가를 해주면 이름을 바꿀 수 있다.

이와 관련해 LH 측은 현재 아파트에서 LH 로고와 휴먼시아를 삭제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현재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투기 관련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성찰과 자숙으로 재발방지대책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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