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3억 이상 '갭투자' 줄고, 3억 이하는 늘어

  • 김명래 기자
  • 입력 2020-08-24 1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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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이후 최근 3개월간 총 100건의 갭투자가 이뤄진 '샘터마을2단지' 거래량./아실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사는 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3억원 이하 주택은 풍선효과를 받으면서 매수세가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갭투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달 강남권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서 이뤄진 갭투자는 860건으로, 6월 건수(1천885건) 대비 54.4% 감소했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각각 3천381건, 200건으로, 지난 6월보다 4천908건, 253건씩 줄었다.

지방의 집값을 흔들던 세종(434→279)과 대전(187→148), 대구(297→260)도 갭투자가 감소했다.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에서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 매수 시 전세자금대출을 회수하기로 했다. 해당 규제가 지난달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가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많이 거주하는 3억원 이하의 아파트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6·17대책에서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고양시에서 샘터마을2단지 전용 49㎡ 경우 대책이 나온 당일에는 이전 최고가(2억2천500만원, 12층)와 같은 가격에 팔렸지만, 다음날인 18일 2억3천950만원(6층)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을 보면 이 단지는 전날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총 100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김상훈 의원은 "수십 차례의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서민과 사회초년생이 접근 가능했던 중저가 아파트값이 급등했다"면서 "이마저도 갭투자에 따른 매물 부족으로 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3억원 이하 주택의 풍선효과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3억원 이하의 아파트에서 갭투자가 늘어나고,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세입자의 주거 안정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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