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 기흥 상륙에 용인·화성 '好好'

  • 윤혜경 기자
  • 입력 2019-12-13 18: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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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12일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에 상륙한 가운데 인접한 화성시 영천동 일대 '토지'와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강승호기자 kangsh@biz-m.com
"이케아 때문에 용인 고매동 일대는 땅값이 엄청 뛰었죠. 거의 2배쯤 뛰었을 겁니다."

이른바 '가구 공룡'으로 불리며 지난해 5천억 원대에 육박하는 매출을 낸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가 12일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에 상륙했다. 광명, 고양에 이은 세 번째 한국 진출이다.

이날 성황리에 개장한 이케아 기흥점(기흥점)은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 규모로 영업장 면적만 4만9천809㎡에 달한다. 연면적은 5만3천191㎡이다.

경기 남부에 오픈한 이케아의 3호점 또한 가구를 비롯해 각종 생활용품, 식품을 판매한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기흥점은 한국 매장 최초로 '디지털 솔루션'을 곳곳에 적용했다. 도입부에 마련된 쇼룸마다 디지털 화면을 배치해 제품의 디자인과 목적, 배치의도를 쉽게 알 수 있게 했으며, 영상을 통해 방 내부나 가구를 미리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함과 동시에 고객이 이케아의 제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이라는 게 안예 하임(Anje Heim) 이케아 기흥점장의 설명이다.

매장 곳곳에 교육된 '홈퍼니싱 코치'도 상주한다. 이들은 무료로 소비자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타 매장과 다른 기흥점만의 매력을 갖췄기 때문일까. 입구 앞은 개장 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천6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고객주차장도 만차 상태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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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기흥점을 찾은 고객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이케아 제공

기흥점이 개장 첫날부터 흥행을 예고하면서 지역 부동산에도 관심이 쏠린다. 집객 효과가 큰 상가가 들어서면 일대 부동산 가치가 덩달아 상승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기흥점이 들어선 기흥구 고매동은 '토지'가, 인접한 화성시 영천동은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1월 3.3㎡당 260만 원대 거래된 토지(임야 기준)는 올해 3월 400만 원대까지 치솟다 지난 10월 450만 원대에 거래됐다. 2배 가까이 뛴 셈이다. 지난 10월 고매동 소재의 한 임야(1천654㎡)는 22억5천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가지수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한국감정원 지가지수를 보면 고매동이 있는 기흥구의 지가지수는 지난해 11월 105.8에서 지난 10월 110.5로 훌쩍 뛰었다.

아파트 가격에도 작은 움직임이 감지됐다. 기흥점에서 자동차로 2분이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는 매화마을우림홀인원의 경우 지난 9월 1억7천만 원에 거래된 전용 84.809㎡가 이달 들어 1억9천5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인근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기흥점 인근 아파트는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집값이) 크게 오르지는 못한다. 상대적으로 땅값만 많이 올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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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기흥점 인접 아파트 단지. /네이버지도 캡처

동탄2신도시 영천동도 이케아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기흥점과 인접한 영천동 아파트 단지는 동탄파크푸르지오, 동탄2LH1단지A6블록, 중흥S클래스더테라스, 동탄파크퍼스트리움이다.

KB부동산 리브온을 보면 지난해 2월 준공한 동탄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84.92㎡의 12월 기준 평균 매매가는 4억2천만 원이다. 입주 당시인 2018년 2월 평균 매매가가 3억7천200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엄이 4천800만 원가량 붙은 셈이다. 현재 매물은 4억3천만 원에서 5억 원에 나와 있는 상태다.

올해 9월 준공, 입주를 시작한 중흥S클래스더테라스는 전용 84㎡가 적게는 4억1천만 원, 많게는 5억4천300만 원에 매매 매물로 올라와 있다. 지난 8월에 준공한 LH동탄파크퍼스트리움은 전용 84㎡ 매매 평균가가 3억9천2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영천동의 한 소속 공인중개사는 "지도상으로 보면, 이곳이 2동탄 위쪽에 있어 묻히는 감이 있었는데, 1~2달 전부터 사람들이 계속 몰렸다. 물건이 없는데도 계속 찾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다들 프리미엄이 조금씩 붙었다"고 말했다.

다른 곳의 대표 중개사는 "전반적으로 동탄의 시세가 올라가는 분위기다. 여기는 이케아 때문에 조금 더 기대감이 있다"면서 "지금은 이케아를 비롯해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의 편의시설 때문에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대심리는 당분간 더 지속할 전망이다. 기흥점 맞은편에 복합 쇼핑단지도 내년 4월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는 한샘을 비롯해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국내 주요 가구업체와 삼성디지털플라자, LG전자 베스트샵 등의 가전 업체가 입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수도권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로 불리는 '동탄2 테크노밸리'가 조성되고 있으며 동탄 실리콘앨리를 비롯해 수여 개의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도로 혼잡이 가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이 지난해 개점한 뒤로 현재까지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주말, 공휴일에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서다.

고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곳이 상가만 있으면 괜찮을 텐데, 서울로 출·퇴근하는 차량이 많아서 더 막힐 것"이라며 "그래서 주민들이 로터리에 대책 세우라는 골자의 현수막을 걸어놨다. 교통이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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