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8월 착공 가시화' 안산·시흥 지역 표정]정부 규제 강화·폭탄물량 '싸늘한 부동산 시장'

  • 이상훈 기자
  • 입력 2019-07-30 11: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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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착공이 이르면 오는 8월로 예정되면서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안산시와 시흥시 일대가 들썩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는 오랜 기다림에 지쳐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한양대 에리카역 예정지 일대./강승호기자 kangsh@biz-m.kr

교통 호재 불구 주택공급 넘쳐 자가매물 속출
최대수혜지 예상 불구 '부정적 반응' 일색
3만가구 추가 예정… 안산 '불꺼진 도시' 우려


"신안산선 착공이요? 양치기 소년도 아니고, 이제는 기대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산·시흥 지역에서 가장 큰 호재 중 하나인 신안산선 착공 소식이 최근 가시화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부정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6일 신안산선 역사가 조성될 예정인 안산시 사동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인근에서 만난 A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부동산 규제에 공급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일부 신축 단지에선 마이너스 피가 속출하고, 구축의 경우 거래가 끊겨 '곡소리'가 나고 있다"며 "거래가 없어 파리만 날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신안산선 착공 소식은 희망고문을 안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권 서남부 부동산 시장의 주요 화두였던 신안산선 착공이 이르면 오는 8월로 예정되면서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안산, 시흥 일대가 들썩일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부동산 업계의 싸늘한 반응은 마치 '초상집'(?)을 방불케 했다.

안산 사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내년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그랑시티자이 1차와 2차를 합치면 7천 세대 가까이 되고, 여기에 바로 다리 건너 송산그린시티까지 하면 2만 세대가 넘는다"면서 "신안산선이 교통 호재로 볼 수는 있지만, 주택 공급이 넘쳐나 분양가보다 싼 매물이 계속해서 나오는데 과연 큰 호재가 될지는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여의도까지 25분대 진입 가능한 신안산선 호재를 품고 분양했던 '그랑시티자이 1차' 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보다 적게는 200만 원, 많게는 2천 만 원까지 싼 매물이 나와 있지만, 실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양대 에리카역 예정지와 가장 가까운 '안산고잔푸르지오 6차' 아파트는 2천818세대 대단지에, 시세 역시 전용 88㎡가 2억 8천만 원대로 저렴하지만, 10년 넘은 구축 아파트라는 단점과 주변 신축 아파트 물량 공세로 인해 거래절벽 현상이 심각하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도 안산 지역에 3만 세대가 넘는 아파트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불 꺼진 도시'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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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착공이 이르면 오는 8월로 예정되면서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안산시와 시흥시 일대가 들썩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지 부동산 업계는 오랜 기다림에 지쳐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한양대 에리카역 예정지 일대./강승호기자 kangsh@biz-m.kr

시흥지역 중개사 "이미 시세에 반영" 냉담
국토부·지자체는 공사 시작에 행정력 집중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안산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 2018년 6천810세대, 올해 4천589세대가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오는 2020년에는 총 1만175세대가 입주를 앞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안산 장상지구에 1만2천910세대와 신길2지구에 7천710세대 등 약 2만 세대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안산과 함께 신안산선 착공 가시화로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시흥 지역도 신안산선 호재에 거는 기대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흥시 장현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안산선 8월 착공 이야기는 들었지만, 기대는 전혀 하지 않는다"며 "만약 착공해도 이미 시세에 신안산선 호재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흥시청역 초역세권에 해당하는 '시흥시청역동원로얄듀크' 아파트 전용 73㎡ 매매가격이 4억 6천만 원~5억 2천만 원으로, 프리미엄만 8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안산선은 서울 여의도와 안산·시흥지역 간 44.6㎞ 구간에 지하 40m 직선화 노선을 뚫어 고속 운행하는 복선 전철로, 총 사업비 3조3천465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여의도역에서 출발해 영등포역, 구로디지털단지역, 시흥사거리역, 석수역, 광명역 등을 지나 안산 한양대역으로 향하는 기본 노선에 광명역~시흥시청역~국제테마파크역 구간이 부설되며, 2단계 사업을 통해 한강 다리를 연결, 여의도역~공덕역~서울역 5.8㎞ 구간을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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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복선전철 노선도./국토부 제공

오는 2024년 하반기 1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여의도역을 기준으로 시흥시청역은 현행 53분에서 22분, 안산 한양대역은 현행 100분에서 25분으로 이동시간이 현격히 축소될 전망이다.

이 노선은 지하철 2·4·5·7·9호선은 물론 월곶~판교선, 소사~원시 복선 전철, 서해선 복선 전철 등과도 손쉽게 연결된다.

지난 2013년 3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신안산선은 2010년 9~12월까지 타당성 재조사와 재정사업으로 기본계획 고시 이후 2015년 7월 민자 타당성 분석 통과, 2017년 12월 민간투자시설 사업 기본 계획 고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비롯한 실시협약(안)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올해 6월 실시계획인가 승인을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상태다.

반면, 정부나 지자체 등은 신안산선의 조속 착공을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안산시 관계자는 "8월 착공이 가시화하고 있는 건 맞지만, 정확한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시 또한 지역 국회의원과 같은 입장으로, 8월 착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이나 재해 등 부처별로 실시계획승인 관련 문제가 없는지 검토가 진행 중이며, 이 부분이 마무리되면 바로 다음날이라도 승인할 예정"이라며 "국토부에서도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돼 조속히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biz-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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