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경명대로 연결사업 '시작부터 암초'

  • 공승배 기자
  • 발행일 2019-03-29

인천시, 7개 교통 개선 노선 선정
"지붕위 고가도로 신설 절대반대"
계양구 둑실동주민 집단행동예고
시 "피해 없도록 의견 반영" 입장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의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이 노선 선정 과정부터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도로가 지날 예정인 계양구 둑실동 주민들은 비대위까지 구성해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검단신도시와 경명대로를 연결하는 사업의 세부 노선을 정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약 2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검단신도시~계양구 둑실동~서구 공촌동 부근 경명대로 구간(총 3.8㎞)에 왕복 4차로 도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7개의 검단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중 하나다. 경명대로는 서구와 계양구를 가로지르는 주요 도로다.

검단신도시 연결도로가 둑실동을 지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신설 도로가 마을을 관통해 지날 예정인 데다, 고가도로로 만들어져도 주민들의 이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 사업에 대해 2개의 세부 노선을 검토 중이다.

두 노선 모두 둑실동을 기점으로 하고 있어 이곳을 지날 수밖에 없다. 또 사업 구간 내 경인아라뱃길과 공항철도가 지나고 있어 이를 건너기 위해서라도 고가도로 설치가 불가피한 상태다.

둑실동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심모(81)씨는 "올해 초 사람들이 동네에 와 토지 측량을 하기 전까지 도로가 생긴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천시는 주민들에게 어떠한 얘기도 없었다"며 "지붕 위로 고가도로가 생긴다는데 어느 누가 좋아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둑실동은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주민들은 수십년간 재산권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피해만 보며 살았다.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해선 안 된다"고 했다.

주민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28일 오후 찾은 둑실동 일대에는 '인권과 재산권을 짓밟고 마을을 관통하는 고가고속도로 절대 반대', '소음과 분진 주범, 고가도로 설치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계양구는 지난 22일 인천시장 연두 방문에서 이런 주민 의견을 수렴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오는 4월 이 사업의 노선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검단신도시 최초 입주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어 사업을 지체하기는 어렵다"며 "주민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마을에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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