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신분당선 연장선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통과 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던 호매실지구가 최근 대형 개발 호재인 '서수원 종합병원' 건축허가 통과 소식에도 싸늘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 정책에 수원지역 부동산시장이 꽁꽁 묶이면서, 개발 호재에도 시장이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수원권 종합병원의 설립을 추진 중인 의료법인 덕산의료재단은 지난 2018년 9월 한국농어촌공사가 공급하는 고색2지구 토지 중 도시지원시설용지에 대한 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고색2지구는 수원시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추진 중인 15만 5천여㎡ 규모의 개발지구로, 기존 구시가지와 호매실·봉담 등 신시가지 사이에 위치해 부동산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보다 앞서 수원시는 같은 해 3월 덕산의료재단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숙원인 종합병원 건립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서수원 지역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TF팀을 구성하는 등 사업에 의욕을 보여왔다. 덕산의료재단은 지난해 9월 수원시에 종합병원 건립사업 심의를 요청했고, 수원시는 같은 해 교통영향평가와 경관·건축 계획을 통합 심의하는 공동심의위원회를 열어 심의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이처럼 수원시의 전폭적인 지원 끝에 지난달 28일 건축허가를 받으며 착공 전 모든 행정절차를 1년 만에 마무리 지었다.서수원 종합병원은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894의 27 일원에 연면적 9만3천770㎡, 지하 4층, 지상 10층, 총 636병상 규모로 조성된다. 수원 지역에서 병상 수 기준으로 아주대학교병원(1천172병상),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888병상)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덕산의료재단은 2021년 5월께 1단계 공사(417병상 규모)를 시작해 2024년 3월 개원할 예정이다. 이어 2단계 공사(219병상)에 들어가 2027년 3월께 완공한다는 계획이다.수원시는 서수원 종합병원이 개원하면 서수원 지역 주민들의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하지만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발 호재가 떠올랐음에도 불구, 부동산 규제로 인해 집값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광교~호매실)이 기본계획 고시 이후 14년 만에 예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호매실지구 내 아파트값이 1억원 이상씩 급등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1월 12일 5억7천800만원에 팔렸던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면적 84㎡는 같은 달 23일 1억9천200만원 오른 7억7천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갱신했다.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 84㎡도 올해 1월(5억5천만원) 보다 1억2천700만원 오른 6억8천300만원에 2월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다. '한양수자인파크원' 전용 84㎡ 역시 작년 초 4억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시세가 올 3월에는 5억9천만원까지 올라 매매됐다.하지만, 이런 상승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정부가 6·17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원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으면서, 이후로는 역대 최고가 기록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 실제 이들 단지의 8월 실거래가를 보면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7억원,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6억4천900만원, 한양수자인파크원 5억7천만원에 거래됐다. 상황이 이렇자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 또한 낮아지고 있다. 호매실지구 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거래 자체가 얼어붙었다"며 "당연히 주변에 종합병원이 생기면 긍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도 "서수원 종합병원은 이미 시세에 반영된 부분이어서 착공해도 집값이 오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분당선 연장선 예타 통과 소식에 한 번 급등한 이후 현재 단지 대부분이 신고가 보다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집값 오름세가 주춤하다. 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반면 서수원 종합병원 착공 소식을 기다렸던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양수자인 파크원 입주자대표회의 김선진 회장은 "그간 소외됐던 서수원지역에 대형 종합병원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큰 호재"라며 "부동산 가격을 떠나 주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덕산의료재단에서 제대로 된 종합병원 건립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지하 4층, 지상 10층, 총 636병상 규모의 '서수원 종합병원'이 최근 건축허가를 통과했다. 사진은 병원이 조성될 부지. 2020.9.22 /이상훈기자 sh2018@biz-m.kr서수원 종합병원 조감도./수원시 제공지난달 전용 84㎡가 5억7천만원에 거래된 한양수자인파크원 단지. 2020.9.22 /이상훈기자 sh2018@biz-m.kr
2020-09-22 이상훈
신분당선 연장 사업으로 분위기가 전환된 수원시 호매실지구가 '걷기 좋은 거리'로도 거듭날 전망이다.4일 시는 권선구 호매실동 매실로 일원 왕복 1.8km 구간에 총 사업비 15억여원을 들여 '보행교통 개선사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이 구간은 초등학교가 인접해 통학하는 어린이 보행 통행량이 많은 곳이다. 전체 도로폭이 19.8~23.8m에 달하지만 유효보도폭은 0.6~3.4m에 불과해 이동 편의 확보와 이용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이에 시는 매실로 보행교통 개선을 위해 경기도 주관 '보행친화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참여, 도비 4억5천120만원을 확보했으며 총 15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개선을 추진한다.우선 어린이가 많이 오가는 구간인 만큼 학교 주변 안전시설 설치와 보도단자처리, 횡단보도 설치, 보도 재포장, 횡단보도 재도색, 불법 주정차 단속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특히 차량 속도 저감을 위해 속도표지판 정비, 차도폭 좁힘, 안전 펜스 설치, 차도 보다 높은 횡단보도 설치, 유색포장, 과속방지턱 설치도 실시한다.더불어 도로다이어트를 통해 차로 폭원 및 차로수를 조정, 유효보도폭도 확보한다.시는 매실로의 보행환경이 개선되면 보행자는 물론 자전거 이용도 활성화돼 교통 분야의 지속가능한 발전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시 관계자는 "차량 중심의 교통환경을 보행자 중심으로 개선, 보행자 교통사고 감소 및 안전하고 살기 편한 도시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biz-m.kr수원 호매실지구 보행교통개선사업 위치. /수원시 제공
2020-02-04 윤혜경
신분당선 연장선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통과함에 따라 수원시는 '격자형 광역 철도망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21일 수원시에 따르면 최근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서 광역철도망 구축 계획은 탄력을 받게 됐다. 수원역과 인천 송도역을 잇는 수인선은 오는 8월 개통 예정이다. 수원 구간(5.35㎞)에는 고색동과 오목천동에 2개 역이 들어선다. 수인선 수원 구간은 지하에 건설되고, 상부 공간은 산책로 등 주민 편익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산책로, 자전거도로, 숲 등 3㎞ 길이의 선(線) 형태 친환경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수인선이 분당선과 연결되면 수원역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 남부 순환철도망이 완성된다. 인덕원(안양)에서 수원, 동탄을 잇는 복선전철인 '신수원선'은 올해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신수원선은 인덕원·의왕·수원·동탄으로 이어지는 37.1㎞ 구간에 건설되는 데 수원 구간(13.7㎞)에는 6개 역이 들어선다. 내년 공사를 시작해 2026년 개통할 계획이다. 시를 가로지르는 신수원선이 개통되면 출·퇴근 시간대 경수대로 차량정체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여기에 지난 2018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 노선은 예타 조사를 통과해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 중이다. GTX C 노선이 개통되면 수원역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22분, 의정부까지 40여 분 만에 갈 수 있다.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철로를 건설해 수원역을 KTX 출발 거점으로 만드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은 올해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한다.이처럼 진행 중인 모든 광역철도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수원역 그야말로 '경기 남부 교통의 중심'으로 거듭난다. 수원역에서 KTX, GTX, 수인선, 분당선, 국철 1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올해는 도로망도 확충된다. 장안구 이목동과 영통구 이의동을 잇는, 총연장 7.7㎞ 수원외곽순환(북부) 고속도로가 9월 개통할 예정이다. 지난 15일에는 권선구 행정타운교차로 고가차도를 임시개통했다. 고가차도 개통으로 호매실 나들목에서 수원역에 이르는 구간의 차량정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총연장 940m의 고가차도는 2월 말 준공 예정이다.또 입북동 벌터에서 강남아파트(금곡동)에 이르는 도로를 개설하는 등 올 한 해 동안 35개 도로 개설·확충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시 관계자는 "신분당선 연장 사업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광역철도망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활성화해 '사람 중심 도시교통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이상훈기자 sh2018@biz-m.kr수원시 철도 네트워크./수원시 제공신분당선 전철./수원시 제공수원외곽순화(북부)도로 노선도./수원시 제공
2020-01-21 이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