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0억원을 싸들고 와도 살 수 있는 땅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지난달 28일 용인시 원삼면 고당리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작년 12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용인이 거론된다는 뉴스가 나온 뒤로 원삼면 일대 매물이 쏙 들어갔다"며 이같이 말했다.용인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인 원삼면에 10년간 100조원이 투입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그는 "두 달 전 고급외제차를 타고 온 손님들이 5만원 권으로 채워진 007가방을 주고 논, 밭, 임야 등 나와 있는 땅을 모두 사겠다고 했지만, 땅 주인이 땅값을 계속해서 올리면서 결국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원삼면 내에서도 땅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3.3㎡당 40∼50만원 호가하던 농지가 지금은 100만원이 넘었고, 도로변 땅은 6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특히 "일부 계약자들은 아직 중도금을 받지 않은 경우 계약금의 두 배를 위약금으로 지급하면서까지 매매계약을 해지하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획부동산 업자들도 많아지고, 외지 중개업자도 20명 정도 들어와 있어 거래 자체가 조심스럽다"고 과열된 분위기를 전했다.고당리와 죽능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한적했던 시골 마을에 고급 외제차량이 출입이 느는가 하면 공실이던 상가는 부동산사무실 등을 차리려는 외지인들이 몰려들면서 품귀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들은 외지인의 토지 관련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30통 이상씩 걸려오고, 토지매수를 희망하는 외지인 방문자만 20명씩 찾아온다고 덧붙였다.실제 죽능리 일대 일부 부동산중개업소 사무실 앞은 십수대가 넘는 차량이 주차돼 있었고, 내부에선 현지인들이 모여 매물 상담을 하느라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죽능리의 한 부동산사무소 대표는 "작년 12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용인이 거론된다는 뉴스가 나온 뒤로 원삼면 땅값이 30∼40%가량 오른 것 같다. 그러나 입지가 확정되고 나면 지금보다 두 세배는 더 오를 것"이라며 "외지인의 토지 관련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30통 이상씩 걸려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이어 그는 "자신이 대기업 임직원을 지냈다는 일부 손님들은 토지이용계획도를 보고 진작 와서 땅을 싹쓸이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걷어 들이면서 10억원 이상 큰 물건이 아니면 살 수도 없을 정도로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다"면서 "토지 용도에 따라 상업지는 최대 300%, 주거지는 200%, 계획관리지역과 자연녹지, 농지 등은 30%가량 올랐다. 원삼 읍내 주거지의 경우 3.3㎡당 시세가 150만원 이었으나 최근 400만원에 팔려나갔을 정도"라고 말했다.부동산 업계에선 이런 과열 양상이 진정되기 위해선 하루빨리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가 확정돼야 한다고 전했다.한편, 취재팀이 입수한 원삼면 일대 토지이용계획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개발 도면'과 관련한 단독 보도 이후 파장이 점차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의견이다.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면 토지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변 지역 농지 등 토지가격이 급등해 투기화될 소지가 높다"며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사전에 보안각서를 쓰고 정보 유출을 막는 것과 달리 민간사업자가 진행하는 경우 회사 관계자들이 사전에 유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투기 과열지역으로 묶어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용인시는 주민공람 등 행정절차 전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계획 공개 자체가 불가능하단 입장이다.용인시 관계자는 "아직 부지가 확정된 게 아니고, 3~4개월 후 수도정비위원회 심의 결과에서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그래야 주민공람과 함께 개발계획 등이 공개된다. 그 전에는 공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2년 전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 해당 도면은 SK하이닉스 부지로 알려진 원삼면 독성리 일대에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공동주택과 체육시설(용인축구센터), 지원·업무시설, 공원, 이주자택지·단독주택 등 용도별로 토지이용계획이 표시돼 있다. 함께 입수된 위성사진에는 개발 예정지가 붉은색 점선으로 표시돼 있으며, '대상지 내 용인시 축구센터, 취락지구, 공장 등이 입지하고 있음' 등의 현황 설명까지 첨부돼 있다./강승호·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사진은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신청한 용인시 원삼면 일대. /경인일보 DB용인 원삼면 일대 부동산시장에 2년전부터 유포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 일대 개발 도면. /독자 제공
2019-03-04 이상훈
2022년 착공…'한국판 실리콘밸리' 구축용인 원삼면 일대 부동산 문의 쇄도SK하이닉스가 용인시 원삼면 일대를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요청한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규제 완화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나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자 용인에서 가장 낙후된 곳으로 꼽히는 원삼면 일대는 축제 분위기다.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물량 추가 공급(특별물량)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날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장(FAB) 4개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약 448만㎡(약 135만평) 규모의 부지 확보를 위해 용인시와 경기도를 통해 산업부에 수도권 산업단지 특별물량을 요청한 바 있다.수도권은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면적을 제한하는 공장건축 총허용량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산업부는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른 국가적 필요성 검토를 거쳐 이날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요청, 이르면 내달 심의가 열릴 전망이다.심의에서는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과의 부합성을 비롯한 인구·교통 집중에 대한 완화 대책, 환경·자연 보전 측면 등을 고려해 물량 배정을 결정할 예정이어서 용인 원삼면 일대가 수도권 규제 완화에 첫 사례가 될 수 있을지 벌써 관심이 뜨겁다.특히 수도권정비계획은 국가적 필요에 따라 관련 중앙행정부처의 장이 요청해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불가피하다고 인정할 경우 국토교통부장관이 산업단지 물량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산업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국가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유를 제시했다. 먼저 반도체는 수출 1위 품목으로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이 매우 크며, 지금이 미래시장 선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할 적기라는 점을 들었다.또 반도체 소재·장비 등 후방산업 육성을 위해 클러스터를 조성,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간 시너지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용인은 인접한 삼성전자의 기흥·화성·평택공장,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공장, 판교 디지털밸리, 경기 남부에 집중된 협력업체를 하나로 묶어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앞으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이후에는 산업단지 지정계획 고시,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 교통·환경·재해영향평가 및 산업단지계획 승인 등을 거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가 조성된다.첫 제조공장이 이르면 2022년께 착공돼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게 되며 앞으로 총 4개의 제조공장이 조성될 예정이다.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용인 원삼면으로 결정했다는 소식과 함께 수도권 규제 완화 첫 사례 소식까지 알려지자 이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원삼면 일대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화 문의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장 방문도 무서울 정도로 늘고 있다"며 "주변에 새로 문을 여는 부동산사무소도 늘고 있지만, 현재 매매를 할 수 있는 물건 찾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이 이렇게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한 불확실성을 빨리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지역 간 갈등 양상을 해소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른 시일에 심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총 120조원이 투입될 세계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용인이 선정됐다. 사진은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신청한 용인시 원삼면 일대.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 /경인일보 DB
2019-02-27 이상훈
산자부, 창원산단 등 2곳 최종선정올 국비 180억 등 3900억 투자계획6만여명 유입·매출 18조 증대 전망정부가 최초로 도입하는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에 안산 반월·시화산업단지가 최종 선정됐다. 안산시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인구 유입 및 지역경제 성장을 통해 젊고 활력 넘치는 혁신적인 스마트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전국 국가산단 44곳 중 산업적 중요성과 산업기반, 파급효과 측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반월·시화산단과 창원산단을 스마트 선도 산단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스마트 산단은 정보통신기술(ICT)로 산단에 입주한 기업 간 데이터와 자원을 연결·공유해 기업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창출하는 모델로, 정부는 2022년까지 10개의 스마트 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며 올 4월부터 스마트화를 먼저 추진할 산단 2개를 우선 선정했다.산자부는 우선 선정된 산단에 대해 향후 3~4년간 정부·지자체·민간합동으로 3천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올해는 산자부 예산 180억원을 국비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산자부는 이를 통해 2곳의 산단에 인구 6만6천여명이 유입되고, 제조업 매출은 18조원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반월·시화산단은 산업적 중요성, 파급효과, 지역 준비상황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안산시 제조혁신센터를 거점으로 민간과 협업해 스마트 공장 확대를 위한 '제조데이터 공유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산단 내 스마트 인프라인 신공정 실증 테스트베드, 태양광, 에너지 저장시스템 등을 설치한다. 또 근로자가 체감할 수 있는 지능형 교차로, 주차장, 안전관제센터와 산단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등을 지원해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안산시도 스마트 산단 성공모델이 되기 위해 근로자를 위한 임대형 행복주택 및 문화체육시설 등을 세우고,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와 협력해 '반월스마트 산단 기획단'을 구성, 스마트 제조혁신 실현과 사람중심 일터가 되도록 정책을 연계할 계획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반월·시화산단을 4차산업혁명의 거점으로 만들어 안산시를 일자리가 넘치고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혁신도시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김대현기자 kimdh@kyeongin.com20일 정부는 안산반월·시화 산단을 스마트 선도 산업단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안산 반월산단 전경. /경인일보DB
2019-02-21 김대현
계양TV·서운산단 사이 병방동 24만여㎡ 규모 1880억 투입GB해제 협의 중… 내년까지 보상후 분양 2022년 준공 목표인천 계양구가 '계양스마트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계양스마트산단은 계양테크노밸리와 서운산단 사이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들 산단과의 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위치도 참조계양구는 병방동 255의2 일원 24만3천㎡ 부지에 '계양스마트산단'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계양구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총 1천880억원을 투입해 이번 스마트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계양구는 계양스마트산단에 지식산업센터와 R&D지원센터가 들어서고, 의료, 전자, 전기, 금속가공 등 업종의 업체가 입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와 스마트산업단지 사업을 공동 시행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단에 스마트 기술 등을 적용한 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용역도 진행 중이다.계양구는 애초 '서운일반산업단지 2단계 사업'으로 산단 조성을 추진해왔는데, 기업들의 명칭 변경 요구와 최근 입주가 시작된 서운산단과의 명확한 구분, 산단 성격 등을 고려해 이름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계양스마트산단 조성 예정부지는 현재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계양구는 현재 인천시, 국토교통부 등과 산단 조성 예정부지 개발제한구역 해제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계양구는 2020년까지 사업대상지에서 보상을 완료하고 단지 조성공사와 분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계양스마트산업단지가 조성되면 계양테크노밸리에서 서운산단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산업 벨트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계양구 서운동 52만3천35㎡ 규모 서운산단은 이미 100% 분양을 완료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입주가 시작됐다. 구는 올해 안에 서운산단의 입주 예정 기업 70곳 가운데 48곳 정도가 입주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계양구 귤현·동양·박촌·병방동 일원 3.35㎢ 부지에 조성 예정인 계양테크노밸리(계양신도시)는 가용용지의 절반에 해당하는 90만㎡ 크기의 부지가 산업단지 등이 들어설 수 있는 자족시설 부지다.계양구 관계자는 "서운산단의 경우 입지 우수성 등으로 입주 수요가 많았고, 추가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이 많은 상황"이라며 "계양스마트산단이 차질없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2019-02-19 이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