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vs 일방통행' 주민 갈등상현동 도로개설 공사 착공 못해市, 교통분석 용역… '일방' 결론업체대표 인근주민 공정성 시비도로위치와 규모 및 '양방향 통행이냐, 일방 통행이냐' 등을 놓고 인접 아파트 단지 간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용인도시계획도로 중1-113' 개설공사를 추진 중인 용인시가 이해관계가 얽힌 주민이 대표로 재직 중인 업체에 '교통분석' 용역을 맡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17일 용인시와 광교신도시내 레이크포레아파트(용인시 상현동)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부터 수지구 상현동 일원에 길이 333m, 폭 20m 규모의 보조 간선도로 개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총 166억원으로 경기도시공사가 광교신도시 개발이익금으로 전액 부담한다.애초 이 도로는 레이크포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기부채납 형식으로 조성된 길이 125m, 폭 20~23m 규모 도로를 단지 뒤편(죽전 방면)의 한국수자원공사 수도권수도건설단 옆으로 연결해 '광교~죽전'을 잇는 역할을 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시는 올해 초 시공사를 선정하고도, 현재까지 착공조차 못했다. 새로 개설되는 도로의 일부 구간과 인접한 기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소음과 교통체증 등을 우려해 계획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반대에 부딪힌 시는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용역업체에 상현동 일대 '교통분석'을 의뢰, 지난 7월 결과를 발표했다. 용역 결과 '죽전~광교' 방면 도로 중 하행차선만 남긴 채 상행차선은 인도와 자전거도로로 조성하고, 이어 해당 아파트 단지의 다른 양뱡향 도로를 상행만 가능한 도로로 만들어 교통체증과 소음 등을 해결하는 안이 도출됐다.즉,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두 개의 양방향 도로를 한쪽은 하행통행만, 한쪽은 상행통행이 가능한 일방통행 도로로 개설한다는 것이다. → 사진 참조이에 양방향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 레이크포레와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교통분석을 진행한 용역업체 대표가 도로개설로 교통량이 늘어나게 되는 아파트 단지 입주민으로 밝혀져 '편파 용역 및 분석'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김규태 레이크포레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이해 당사자가 어떻게 공정한 용역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며 "업체 선정 과정에 대해 감사원 주민감사를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주민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안은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용역업체는 시공사 측에서 입찰을 통해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승용·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일원에 보조 간선 도로 개설사업을 추진 중 도로위치와 규모·방향 등을 놓고 인접 아파트 단지 간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진 붉은색 선은 교통분석 용역결과 기존 양방향 도로를 상행만 가능한 일방통행 도로로 변경하고, 노란색 선은 양방향 도로로 개설 계획됐던 도로를 '죽전-광교' 방면 하행(일방통행) 도로로 개설하려는 대안.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8-09-17 박승용·배재흥

오피스텔·고시원 등 거주가구최근 3년간 年 2만가구씩 증가"도시재생 사업 임대주택 필요"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지옥고(반·지하방, 옥탑방, 고시텔)' 등지에서 사는 주거 취약가구를 위한 정책이 미비, 해를 거듭할수록 '집 아닌 곳'에 사는 가구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통계조사 결과가 나왔다.17일 통계청이 발표한 '거처의 종류 및 가구원수별 가구'에 따르면 경기도내 오피스텔, 숙박업소, 기숙사, 판잣집 등 비닐하우스, 기타(고시원 등)에 사는 가구 수는 지난 2015년 18만2천572가구, 2016년 20만5천65가구, 2017년 22만7천958가구로 매년 2만여가구씩 증가하는 추세다.전체 가구 대비 주택 외 거처를 둔 가구 비율도 높아졌다.지난해 전체 가구(460만2천950가구) 대비 주택 외 거처를 둔 가구 비율은 4.95%로 지난 2015년 4.1%, 2016년 4.57%보다 높았다.실제로 서울 교대역 인근에 직장을 둔 손모(31·여)씨는 아파트 반전세를 살다 최근 오피스텔로 거처를 옮길 계획을 세웠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재계약시 증감액은 20분의 1 안에서 정한다는 조항을 무시하고 전세보증금을 5천만원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요구 때문이었다.더 큰 문제는 '지옥고'와 쪽방에 사는 주거 취약가구다. 통계청 거처 조사 결과에 기타로 분류되는 주거 형태는 40%가량이 고시텔에 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수원 평동의 한 단층짜리 노후 주택에선 쪽방 30개를 보증금 100만원 월세 16만원에 임대하고 있다. 세입자들은 고시텔에서도 밀려난 60대 이상 노령층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거비 급여를 높이고, 기존의 교외지에 건립한 따복하우스(경기행복주택)와 달리 입지가 좋은 곳에 도시재생 사업으로 임대 주택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봉인식 경기연구원 공감도시연구실장은 "극소수로 한정한 주거복지비 대상을 확대하고 급여도 높여 살 만한 집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도 "지자체가 적극 나서 취약계층 임대주택과 도시재생사업을 접목한다면 집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

2018-09-17 손성배

한전 초청 강사 "인체 영향 미미"비대위 "안전기준없는 공사 NO"인천 부평구 특고압 매설 문제와 관련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외국인 전문가를 초청한 전자파 설명회를 개최했다. 특고압 매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같은 시간 한전 앞에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한전은 17일 오후 3시께 인천지역본부에서 '해외 전문가 초청 전자파 강연회'를 열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압선 전자파에 대해 주민들에게 사실 관계를 알리겠다는 취지였다.강연자로는 일본 전자파정보센터 소장 치요지 오쿠보(Chiyoji Ohkubo) 박사가 나섰다. 그는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전자계와 공중보건'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이날 오쿠보 박사는 낮은 수준의 전자계가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에 대해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즉, 낮은 수준의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쿠보 박사는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가 연구를 통해 정한 자계 가이드라인은 2천mG로, 한국은 이보다 강한 833mG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 수준은 극한의 노동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자파 수치로, 일상생활에서 이보다 높은 수치가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 제한치보다 낮은 수준의 전자파를 가이드라인으로 두고 있는 국가도 있지만, 이는 대중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과학적 기준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삼산동 비대위 10여 명은 한전 앞에서 '안전기준 없는 공사진행 NO'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특고압선 매설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 사전에 한전 측으로부터 설명회 참석을 제안받았으나 응하지 않았다.비대위 관계자는 "주민들도 나름대로 전자파에 대해 알 만큼 알아봤다"며 "한전은 뭐가 떳떳하지 못한 지 이제는 외국 전문가까지 초청해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한전을 비판했다. 한전 관계자는 "전자파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전문가 입장에서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주민들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싶지만,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2018-09-17 공승배

도로 건너 6만㎡ 대단위 공장터도시형공장 신축 '산단화' 우려경계지에 녹지시설 등 확보 촉구결혼 2년 차 신혼부부인 직장인 K(33)씨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시흥시 은계 신도시 내 B1 블록 공공분양 주택을 분양받았다.내년 12월 입주하는 이 아파트(1천198가구)는 은계신도시 초입에 위치해 신혼부부 등에 큰 인기를 끌었다.그러나 최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단지 공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K씨 등 일부 아파트 입주자들이 입주 환경에 속았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이곳 B1 블록 인근에는 은계지구 자족시설 35필지(6만1천354㎡)가 위치해 있다. 17일 현재 21개 필지에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섰거나 건설 중이다. B1블록은 자족기능시설로 사실상 둘러싸인 상태다.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은계지구 내 자족기능부지는 벤처기업 집적시설과 소프트웨어 진흥시설 등 도시형 공장이 들어설 수 있고 B1 블록 분양 전 지구단위계획이 결정 승인된 곳이다. 문제는 입주한 일부 아파트형 공장이 도시형 공장으로 신축되면서 산업 단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다수의 입주예정자들은 "대단지 아파트 앞에 대단지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아파트와 공장단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시흥시의회 이복희 의원도 "은계지구는 1만3천192세대, 3만3천480명이 입주하는 시흥의 새로운 신도시이고 특히 젊은 세대들이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어 있는 꿈의 도시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그 현장 맞은편에는 자족기능시설이란 이름 아래 삭막한 공장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으며 이를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경계에 녹지시설 확보와 주차장 부지 등이 확보돼야 한다"고 비판했다.이에 LH 관계자는 "자족기능시설은 은계지구 지구단위계획, 승인에 따라 조성돼 문제가 없다"며 "자족기능시설 내 공장 건축에 대한 허가권은 시흥시에 있어, LH와 상관없다"고 말했다. /심재호·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2018-09-17 심재호·김영래

천현동 잡종지 변경 특혜의혹 관련무단벌목등 원상복구 명령 안내려道, 토지 원상복구·직원 문책 요구하남시가 개발제한구역(GB) 내 '임야'를 법 절차까지 위반하면서 '잡종지'로 변경해 줘 특혜의혹(8월 8일자 7면 보도)이 제기된 가운데 시가 GB내 임야를 훼손한 사실을 묵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혜의혹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던 경기도도 해당 토지들에 대해 임야로 원상 복구하고 관련 공무원을 문책하라는 감사결과를 내놨다.16일 하남시의회 강성삼 부의장에 따르면 천현동 434의 18(1천950㎡), 434의 19(3천278㎡) 등 2필지의 2016년도 항공사진을 확인한 결과,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가 해당 필지를 매각할 당시 대부분 임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해당 부지를 매입한 H(66)씨 등이 무단 벌목 등 임야를 훼손한 상태에서 용도변경을 신청했는데도 하남시 토지정보과 직원들은 불법사항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과태료 부과 처분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잡종지로 변경해 주는 특혜를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또한 부서 간 협의가 부결되자 토지정보과 단독으로 용도를 변경해 준 특혜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지정보과는 2015년 8월과 2016년 12월 천현동의 도로부지(873㎡)와 상산곡동 도로부지(175㎡)를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 각각 잡종지와 전(田)으로 용도를 변경해 줬지만, 이들 부지는 앞서 부서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용도변경 신청이 부결됐던 것으로 확인됐다.하남시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던 경기도도 하남시의 용도변경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위반한 것으로, 천현동 434의 18과 434의 19 필지의 용도를 임야로 원상 복구하고 팀장급 직원 2명을 경징계하라고 요구했다.강 부의장은 "천현동 잡종지 특혜는 하남시의 자의적인 행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2018-09-16 문성호

업체가 사유지이용 동의도 안받고좁은 현황道 무단 확포장 드러나市 수차례 강제철거 요청도 묵살화성시가 개인 사유지에 대한 이용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확·포장한 도로를 인정해 개발행위 허가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13일 시와 땅 주인 김모씨에 따르면 시는 최근 A사가 화성시 장안면 사곡리 451의11 일대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하자 진입로 폭이 3m에도 못 미치는 현황도로(사곡리 451의8)임에도 개발행위 허가를 내준 것으로 밝혀졌다.이 과정에서 A사는 현황 도로에 붙어있는 김씨 소유의 451의13(지목 대지)에 대해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채 콘크리트로 무단 확·포장해 도로 폭을 6m 이상으로 만들어 관련 서류를 만들었다. 시는 이를 그대로 인정해 개발행위 허가를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사곡리 현황도로는 김씨 선대가 인근 주민을 위해 희사한 새마을 포장도로로, 폭이 3m에 불과해 차량 교행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 도로를 이용해서 공장 등을 짖기 위한 개발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다.땅 주인 김씨는 "개인 사유지에 대해 아무런 동의도 받지 않고 도로를 포장한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이 도로를 이용해 인근에 개발행위 허가를 내준 화성시가 더 나쁘다"면서 "수차례에 걸쳐 화성시청에 불법행위에 대한 강제철거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조속히 개발행위 허가를 취소하고 원인자부담원칙에 따라 사유지 도로 포장을 하루속히 뜯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유지를 도로 확·포장 용도로 동의받았다고 해서 개발행위 허가를 내줬다"면서 "A사에 하루속히 도로이용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한 업체가 화성시에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하면서 토지주 허가없이 불법으로 도로 포장한 장안면 사곡리 자신의 땅을 토지주 김모씨가 가리키고 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

2018-09-13 김학석

교육지원청·이현재 의원 지목 3곳모두 시유지로 무상공급 자체 불법우회 임대도 전례없고 역민원 우려하남 미사강변도시의 초·중학교 과밀학급 문제가 또다시 지역 현안(9월 11일자 9면 보도)으로 떠오른 가운데 학교용지 확보방안을 놓고 불법성이 지적되는 등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광주하남교육지원청과 이현재 국회의원 측은 오는 2022년 미사강변도시 내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초과밀학급이 우려돼 초교 2곳과 중학교 1곳 등 총 3곳의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용지로 미사도서관 옆 근린7공원(초교), 하남종합운동장 보조축구장(초교), 하남청소년수련관 옆 근린 5공원(중학교)을 지목하고 있다.'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초·중학교 용지는 사업 주체가 무상으로 공급토록 돼 있지만, 학교 용지로 지목된 3곳 모두 하남시 소유의 행정자산(시유지)으로, 사업 주체가 아닌 하남시가 행정자산을 교육지원청에 무상으로 공급할 방안은 없기 때문에 무상공급 자체가 불법이다.교육지원청과 이 의원 측은 하남시와 LH가 협의해 학교 용지를 우회적으로 무상임대해 주는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성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근린 5·7공원에 학교가 신설될 경우, 공원 폭이 120m에서 20m로 줄어드는 등 녹지축 훼손으로 인한 미사강변도시의 녹지공원 기능이 상실될 우려도 있으며 '역(逆) 민원'에 대한 해결방안도 없는 상황이다.또한 축구동호인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보조축구장 부지도 현재 기준으로는 신축 중인 C1, C2블록의 학령인구 예측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심상업지구가 학교 정화구역에 포함되면서 상가 분양자들의 개인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시와 LH 관계자는 "공원과 체육시설 부지는 시민 전체가 이용하는 공공시설물로 시민들의 공감대 없이 학교용지로 공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급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공원 부지 훼손도 문제가 되겠지만, 교육측면에서 학교 용지를 지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2018-09-13 문성호

관리비 아닌 사업진행 현행법 위반區, 과태료 1천만원 부과통보 불구입주자, 강행·행정소송 제기 입장"위법이지만 강제할 방법은 없어"인천 연수구의 한 아파트가 노후 난방배관 전면 교체공사를 추진하면서 불법인 줄 알면서도 대놓고 공사를 강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연수구는 이 아파트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있지만, 불법 공사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서 아파트 수선 공사가 '무법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연수구 연수동에 있는 A 아파트는 최근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아파트 난방배관을 교체하기로 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공사업체를 선정했다. 현재 중앙난방인 난방방식을 개별난방으로 변경하는 게 배관교체공사의 골자다. 1천200세대(69.4㎡)가 사는 A 아파트는 1993년 준공한 이후 25년 동안 난방배관을 새로 바꾼 적이 없다.하지만 A 아파트가 난방배관 교체공사를 진행하게 되면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주택관리법상 아파트 배관교체공사 사업비는 각 세대가 낸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로 써야 하지만, A아파트는 장기수선충당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체 공사비 24억9천만원 가운데 20억원을 신용대출로 마련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공사비 대출에 따른 관리비 인상을 우려하는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사업을 반대하며 연수구에 민원을 제기했다.연수구가 인천시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A 아파트 관련 내용을 질의했는데, 국토부는 '난방배관 전면 교체는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장기수선계획 수립기준 항목이라서 장기수선계획에 반영해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대출을 받아서 진행하는 아파트 수선 공사는 불법이라는 의미다. 아파트 측은 대출을 통해 난방배관을 교체할 경우 매달 3만원씩 관리비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7~8월 각 세대에 찬반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에 응한 세대 가운데 61%인 705세대가 찬성하고, 442세대가 반대했다. 공사를 반대하는 한 아파트 주민은 "반대 의견을 낸 주민이 상당수인데도 불구하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설득과정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애초 공사가 법에 어긋난다는 설명도 없었고, 연수구가 불법이라는 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수구는 A 아파트가 공사를 강행하면 과태료 1천만원을 부과하겠다고 아파트 측에 통보했다. 그런데도 A 아파트는 조만간 착공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A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난방배관 노후화가 심하고 기존 중앙난방으로는 난방효율이 떨어져 민원이 많다"며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이 약 7억원인데, 공사비를 마련하려면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대출받아서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A 아파트 난방배관 교체공사는 명확하게 법 위반이므로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면서도 "위법이지만, 지자체가 강제로 공사를 막을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18-09-12 박경호

최근 용인지역에 전원주택 개발 인·허가를 받기 위해 해당 구청을 찾은 A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담당 직원이 현재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가 활동하고 있어 조사가 완료돼 기준안이 나올 때까지 접수를 6개월만 미뤄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사업을 위해 수십억원을 대출받아 토지를 매입한 뒤 각종 행정 절차를 거쳐 서류를 접수하려던 A씨는 "공무원이 자신들 편의를 위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흥분했다.A씨는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시간이 돈인데 사업을 6개월 미루라면 망하라는 것"이라며 "행정권 남용"이라고 비난했다.B씨의 경우도 얼마 전 인·허가 신청서류를 들고 구청을 방문했지만 접수도 못한 채 돌아왔다. 담당 공무원이 지금 서류를 접수해도 행정 절차 진행이 안된다며 6개월 후 접수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B씨는 "담당 직원은 '윗선에 부탁을 할 경우 자신이 있는 동안은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았다"며 "이는 '행정 폭력'"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용인시가 민선 7기 들어 난개발을 막겠다며 '난개발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강력한 난개발 규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일부 공무원들이 사업 인·허가 서류를 접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들은 '난개발 특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개발사업을 처리할 경우 그에 따른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특위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소극적인 행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공무원 C씨는 "사업자들을 설득하는 직원들이 더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며 "하지만 난개발 특위 조사 결과와 새로 마련할 기준이 맞지 않을 경우 책임문제가 있어 직원들은 몸을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보신 행정'으로 법과 규정에 맞게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용인에서 사업을 하는 D씨는 "시 정책이란 이유로 법과 규정에 맞는 사업도 하지 말라는 것은 용인에서 사업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며 "난개발 문제는 서류를 접수하고 검토한 후에 문제가 될 경우 행정적인 조치를 해도 늦지 않는데 이를 우려해 서류도 받지 않는 것은 행정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고위 관계자는 "난개발특위 조사와 사업 인·허가는 별개 문제로 만약 인·허가 신청서류를 접수하지 않고 있다면 단호히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

2018-09-12 박승용

주거 밀집지 이면도로 주차구획내페인트통·라바콘·소화기 등 차지공간 절대부족에 주민간 잇단 다툼지자체, 경고문·압수 한계 골머리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용주차구역에 일부 주민들이 '본인'만 사용할 수 있도록 불법 적치물을 놓고 있어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압수해도 계속해서 발생하는 불법 적치물을 처리하는 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10일 오전 9시30분께 찾은 미추홀구 주안동 316의1. 폭 8m 정도의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단독주택, 빌라 등 주거지가 밀집해있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가로 2m 세로 4.5m 공용주차구역이 줄지어 있었고, 골목에 설치돼있는 전봇대 곳곳에는 '공용주차구역 도로점용금지', '방치물금지' 라고 써있는 표지판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표지판 문구가 무색하게 비어 있는 주차구획 곳곳에는 차량 대신 페인트통, 라바콘, 의자, 소화기 등이 놓여 있었다. 도로법에 따라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물건을 도로에 놓는 것은 불법이다.좁은 골목길,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형성돼 있는 주택가에서 주차난 문제는 주민들이 항상 안고 있는 문제다. 미추홀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안4동 이면도로에 설치돼 있는 공용주차구역은 790면. 공용주차구역을 포함해 노상에 주차하는 차는 주간 1천645대, 야간 2천847대다. 빌라 내에 있는 주차시설 등을 고려해도 주안4동의 주차구역은 절대 부족하다.가뜩이나 주차공간이 부족한 곳에서 일부 사람들이 주택가 앞 공용주차구역에 불법 적치물까지 가져다 놓자 주민 간 주차 갈등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저녁이 되면 이 일대에서 '주차전쟁'이 벌어진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주안 4동에서 6년간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8)씨는 "주차난이 심한 지역이다 보니 불법 적치물을 치우고 주차를 하면 구획 앞 주택에 사는 주민들과 차주 간 다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다툼이 심할 때는 경찰이 출동해 중재를 하곤 한다"고 말했다.단속권을 가진 지자체는 관련 민원을 접수하면 현장에 나가 불법 적치물에 경고문을 부착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압수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적치물을 거둬간 후에도 또 다른 물건이 도로를 차지하고 있어 압수조치도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자체는 설명했다. 과태료 등 행정조치 또한 녹록지 않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구에서 한 달 평균 압수하는 불법 적치물만 2t"이라며 "불법 적치물 설치와 관련해 과태료를 물릴 수는 있지만 설치한 사람을 찾아서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대부분 점유면적도 크지 않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공용주차구역에 일부 주민들이 물통, 빨래건조대, 소화기 등 적치물을 갖다 놓아 주민들 간 주차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이면도로.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09-10 김태양

지붕 구조물 최초 설계와 달리인증없는 제품 바꿔 승인 요청부실·안전성 논란 특혜시비 일어市 "벽면 뒤틀림 우려 변경 접수"시흥시가 수백억 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시흥 어울림 국민체육센터'의 일부 구조물에 대한 안전성을 고려해 성능 기준을 정해 설계됐지만, 정작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저가 자재로 변경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10일 시흥시와 제보자 등에 따르면 시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3세대가 공유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소통할 수 있는 '어울림 국민체육센터' 건설사업을 내년 6월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이다.시는 지난 2013년 건립계획 수립과 2014년 국민체육진흥기금 50억 원 등 3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고, 지하 1층, 지상 5층 전체 면적 1만2천976㎡ 규모로 수영장(50m), 체력인증센터, 청소년 문화의 집, 실내 체육관 등이 들어서는 어울림 국민체육센터을 건설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지붕 구조물에 대해 최초 설계에 반영된 일부 구조물 자재가 설계 변경되면서 특혜시비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최초 설계에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지붕 내부 구조재의 압축 강도, 인발 강도와 지붕마감 패널의 내풍압 성적서를 인증받아 안전성을 확보한 부품이 설계에 반영됐다.하지만 최근 내풍압 및 지붕 내부 구조재의 강도에 대한 인증 없는 업체의 제품으로 설계 변경돼 시에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제품으로 설계 변경하는 것은 '부실시공'과 '업체 일감 몰아주기 사례'라 지적하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시설물의 지붕은 풍압에 매우 민감하다 "며 "태풍 등이 발생할 경우 지붕이 날아갈 수도 있고 실제 지난 태풍 '솔릭'에 지붕이 날아간 곳도 있다, 미 인증 제품으로 설계변경이 이뤄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말했다.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초 설계에 반영된 구조물 자제가 사용될 경우 벽면 뒤틀림 현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어 설계 변경이 시에 접수됐다"며 "구조물에 대한 하자인지, 마감재 하자인지, 아니면 기술적인 하자인지 확인해 설계변경을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심재호·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2018-09-10 심재호·김영래

남동구 구월동 해당 주민들 반발집 대문, 주차장 입·출구 맞닿아5층 건물 창문들 모두 주택 향해區 "관련 법 적용, 건축 문제없어"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단독주택가 바로 옆에 다중주택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주거권 침해'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는 관련법 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허가를 했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집회를 열고 건축주와 남동구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6일 오후 2시 30분께 찾은 구월동 1093-5. 단독주택가 골목에 있는 이면도로 입구에는 '주민생활권을 보장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50m 길이의 이면도로에 있는 단독주택은 3곳. 맞은편 부지에는 지상 5층, 연면적 495㎡ 규모의 단독주택(다중주택)·근린생활시설을 짓는다는 건축허가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1층과 5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2층~4층은 학생·직장인 등 여러 사람이 장기간 거주하는 다중주택 용도로 사용되는 5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는 골조작업에서 멈춰 있었다.주민들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면도로에 집회를 신고하고 주장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폭 4m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문과 맞닿아 있는 주차장 입·출구다. 일반적인 중형 승용차의 길이는 4.7m. 주차장에서 차가 나올 때 대문 입구 바로 앞까지 들어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주민들은 설계상 5층 높이의 건축물 창문이 모두 단독주택 쪽으로 만들어지는 점을 지적했다. 다중주택에서 살게 되는 사람들이 창문으로 마당부터 주택 안까지 볼 수 있어 사생활 침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곳에서 25년을 살았다는 오모(76)씨는 "최근에 건축주가 찾아와 이야기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왜 공사를 방해하느냐'고 할 뿐 우리의 피해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허가받기 전에 최소한 인근 주민들이 피해볼 수 있는 부분은 의견을 공유해야 하지 않나?"라고 호소했다.건축 허가를 준 남동구는 구월동 1093-8에 주차 입·출구를 낼 수 있는 곳은 이면도로뿐이고, 인접 대지경계선부터 직선거리 2m 이내에 이웃 주택 내부가 보이는 창문을 설치할 경우 차면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다중주택 용지와 주민들이 사는 주택 사이 4m 도로가 있기 때문에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남동구 관계자는 "관련 법을 적용했을 때 건축 허가상 문제는 없다"며 "설계 등이 모두 끝난 상황에서 양쪽이 협의할 수밖에 없는데 지자체는 이를 중재밖에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6일 단독주택 대문 앞 4m 이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고시텔 신축 현장의 주차장 출입구가 맞닿아 주거생활권과 통행피해 등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1093의8번지의 모습.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2018-09-06 김태양

지하철 5호선 연장선(상일~검단산, 이하 하남선) 개통이 미뤄지면서 하남 미사역 주변의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지구가 공실이 넘쳐 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더욱이 준공을 앞둔 상가 분양자들 중심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6일 하남시 등에 따르면 하남선 1단계 구간(상일~미사~풍산, 4.75㎞) 개통시기가 2018년 연말에서 2019년 6월 말로 미뤄진 상태다. 이는 미사역이 포함된 하남선 2공구의 공정률이 75%에 머무는 등 전체 구간의 공정률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시 구간(1.12㎞) 중 강일역 주위 현장의 공정률이 61%로, 현장 중에서도 가장 낮아 서울시와 강일역 무정차 통과가 합의되지 않으면 2019년 말 개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이처럼 하남선 개통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미사역사 공사로 인해 중심상업지구 전체가 공사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혼잡해 중심상업지구의 오피스텔 입주율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특히 상가 입주율도 10% 남짓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공인중개사 사무실이나 식당 등 단기 임대로 채워져 있다.하남선 개통 지연으로 임차인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게 되자 준공을 앞둔 상가 분양자를 중심으로 하남선 시행사인 경기도 차원의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분양자들은 하남시를 직접 방문해 해당 건물의 사용승인(준공)을 미뤄달라고 단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입주시기를 하남선 개통 예정 시점에 맞춰 분양한 중심상업지구 내 상가와 오피스텔도 10여 곳이 넘고 있어 추후 개통 지연으로 인한 상가·오피스텔 분양자들의 피해 호소가 계속될 전망이다.시 관계자는 "지하철이 개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합법적으로 신청된 사용승인을 거부할 수가 없다"며 "상가 분양자들 민원을 경기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지하철 5호선 연장선 개통이 미뤄지면서 하남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지구의 상가 분양자들을 중심으로 사용승인(준공)을 미뤄달라는 등의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2018-09-06 문성호

비봉면 구포리 일원 2200가구 모집市 인가 난색에 1·2블록 나눠 진행2블록 조합원 잇단 탈퇴·환불요청"모두 소진" 업무추진비 제외 환급화성시의 한 지역주택조합(가칭)이 조합 설립 인가도 나지 않고,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해 수백여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4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A주택조합추진위원회는 지난 2016년 6월 화성시 비봉면 구포리 614의 12 일원에 2천200세대의 지역조합 아파트를 건립한다며 조합원을 모집했다.토지 매입을 마치고 구체적인 사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홍보에 1천600여명의 조합원이 몰렸고, 추진위는 517억원 상당의 계약금과 192억원(1인당 1천2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거둬들였다.그러나 지구단위계획 상 대규모 인구 추가 배정은 어렵다는 화성시의 입장에 따라 추진위는 2천200세대를 1·2블록 형태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이와 함께 추첨을 통해 조합원 1천100명을 1블록에 배정하고, 500명을 2블록에 배정한 뒤 우선 1블록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요청했다.이에 2블록에 배정된 조합원들은 조합 탈퇴와 함께 계약금 및 업무추진비 환불을 요청했지만, 추진위는 업무추진비를 제외한 계약금만 돌려줬다.조합원을 모집할 당시 분양대행사에 계약 1건당 800여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해 업무대행비가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조합원 500명분의 업무추진비 60억원 중 57억원을 수수료로 지급하고 3억원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2블록 조합원 A씨는 "사업 진행이 늦어질 경우 업무 대행비와 계약금을 모두 환불해 준다고 계약서에 명시돼 있는데, 업무대행비를 받지 못했다"며 "통상적으로 계약 수수료는 3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추진위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800만원의 거금을 계약 수수료로 지급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추진위 관계자는 "계약 수수료를 지급하고 남은 잔금을 기존 2블록 조합원들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남은 조합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석·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2018-09-04 김학석·이준석

2년간 '베란다형' 2600여곳 설치풍압·전기안전성 등 점검 무방비국·도비 들여 2천여가구 추가계획道 "서울 기준 발전적 도입 검토"경기도가 신재생에너지(태양광)사업 확산을 위해 미니 태양광 보급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공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아 안전문제는 외면한 채 실적 쌓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4일 경기도와 경기도에너지센터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16년부터 미니(베란다형) 태양광 설치 사업을 시작해 총 2천692곳에 설비용량 54만2천979㎾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했다.최근에는 국·도비 5대 5 매칭 사업으로 10억187만2천원을 들여 2천355가구에 설비용량 74만7천666㎾ 규모의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경기도 미니 태양광 보급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하지만 시공 기준이 단 1장짜리 표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풍압에 견디는 시험 수행 등 구조적·전기적 안전성을 시공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점검하지 않아 설치 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이 무방비 상태다.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베란다에 소규모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보급에만 열을 올리며 구체적인 시공 기준이 없어 안전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는 미니태양광 시공 기준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실제로 서울특별시는 지난 2014년 상반기부터 '태양광 미니발전소(가정용 베란다형) 시공 기준'을 마련했다.서울시 시공 기준에는 태양광 패널과 거치대가 이탈하거나 추락하지 않도록 태양광 패널 및 거치대와 난간 사이에 추락방지 로프를 연결하도록 돼 있으며 빗물에 의한 합선 사고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등이 27쪽에 걸쳐 빼곡히 명시돼 있다.서울시 관계자는 "미니발전소는 공동주택 난간에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후도와 준공연도, 풍압 설계 등을 먼저 정했다"며 "건축물 이상의 풍압점을 50m/s로 설정해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시 했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서울 시공 기준을 검토해 전국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서울보다는 미흡하지만 미니 태양광 보급 지원 사업 공고를 낼 때, 시공 기준을 첨부해 알리고 있다"며 "서울의 시공 기준을 발전적으로 검토해 도입·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경기도가 신재생에너지사업 활성화를 위한 미니태양광 보급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시공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아 안전 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미니태양광.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2018-09-04 손성배

단속 기준·처벌 모호해 '활개' 지난달 2만1824건, 작년比 5.8배 증가전국 1위 화성, 용인·성남 뒤이어… KISO, 강도 높은 제재방안 검토#포털사이트에서 화성 동탄의 A아파트에 대한 매물을 확인하고 3일 뒤 부동산을 찾은 김모(36)씨는 이내 발길을 돌려야 했다. 3억7천만원이라고 게시된 포털의 매매가격과 달리 4억원을 불렀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전날 매매가를 3천만원 올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허위 매물은 아니라"면서 다른 매물로 회유했다. 김씨는 "미끼 매물이 아니냐고 따졌지만 원래 집값은 집주인 마음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토로했다.최모(31·여)씨도 신혼집을 알아보기 위해 용인 일대의 부동산을 찾았지만, 포털사이트나 관련 모바일 앱에 나와 있는 저렴한 매물은 막상 구하기 어려웠다. 최씨는 "싼 가격에 나와 있는 매물은 이것저것이 안 좋다는 말만 하더라. 결국 정해진 곳으로만 유도해 애꿎은 시간만 허비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이처럼 소비자를 우롱하는 부동산 허위매물이 끊이지 않지만, 단속 기준과 제재가 모호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3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허위매물 신고 건수는 2만1천8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천773건 대비 5.8배 증가했다. 이중 화성이 2천302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용인과 성남도 각각 1천898건, 1천357건으로 2위와 3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을 모두 경기도가 휩쓸었다. → 표 참조문제는 허위매물을 올리더라도 별다른 처벌과 조치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부동산 거짓·과장 표시 광고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단속 대상은 건설사의 허위 분양광고에 국한된다.월 3회 이상 매물등록 제한 조치를 받은 부동산을 상습범으로 관리하고 허위매물을 삭제하는 선에서만 조치가 끝나고 있다. 또 허위매물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의 표시광고법에는 허위 매물 검증에 필요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하고 국토교통부의 공인중개사법 역시 부동산거래정보망에 거짓매물 게재만 금지할 뿐이다. 게다가 모바일 부동산 앱은 KISO에도 가입되지 않은 실정이다.이에 대해 KISO 관계자는 "허위매물 등록 등 위반 시 업무정지 및 벌금을 부과하는 강도 높은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2018-09-04 황준성

캠프 콜번 등 지자체 강한 의지 불구 '한강청 반대'에 부딪혀수백억 투자한 사업자 "특별법 구체적 내용 없어 발생" 지적"미군한테 반환을 받으면 뭐합니까. 개발을 할 수가 없는데."지난달 30일 찾은 남양주 월문리 142 일원. 인파로 붐비는 묘적사 계곡에서 불과 차로 3분거리에 여의도 면적을 웃도는 330만㎡의 땅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은 지난 2006년 인근의 미군 캠프 콜번(Camp Colbern)이 반환되면서 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다.하지만 캠프 콜번이 반환된 지 10년이 훌쩍 넘은 현재도 해당 지역은 개발되지 않은 나대지로 방치돼 있다. 이 지역에 개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미군 공여지보다 쉽게 사업시행자를 구했고 남양주시·경기도가 강한 추진 의사를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환경부의 반대에 부딪혀 수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A사 측은 "골프장이나 대학부지로 조성한 다른 미군 반환 공여지보다 훨씬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도시개발 계획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강유역환경관리청이 뚜렷한 이유 없이 반대 입장을 보여 추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비단 A사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경기북부 공여지 개발이 본격화되면 이처럼 사업 추진이 어려운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앞서 노무현 정부 시절, 주한미군 재배치가 시작되며 국토 곳곳에 과거 미군이 사용하던 공여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미군이 점유하고 있던 탓에 개발에서 소외된 공여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문제로 떠올랐고,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7년부터 관계기관 논의를 통해 발전종합계획을 수립했다.남양주시는 2009년 확정된 발전종합계획에 따라 2012년 해당지역을 도시지역 개발부지인 '시가화 예정용지'로 반영해 개발을 독려해 왔다. A사도 이즈음 정부와 남양주시의 계획을 믿고 도시개발을 목표로 해당 부지를 수백억 원에 매입한 경우다.남양주, 경기도의 추진 의사를 확인하고 거침없이 내달리던 사업은 지난 2016년부터 한강유역환경청이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를 거절하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관계 기업들은 지난 2006년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A사 관계자는 "정부와 지자체의 말을 믿고, 공여지 주변 지역에 개발을 추진해 왔지만 기본적인 협의도 이뤄지지 않아 손실이 막대하다"면서 "공여지 특별법이 개발을 어떻게 진행하고, 관계 기관 협의 사항이 무엇인지 정확히 적시하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표 참조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나대지로 방치된 토지-지난 2006년 미군 캠프 콜번(Camp Colbern) 반환 이후 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남양주 월문리 142 일대가 반환 10년이 넘도록 개발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2018-09-03 신지영

귤현동~인천국제공항 노선 겹쳐1천여가구 단지 주민 피해 호소"방음벽 열악·시설개선" 입모아관리업체 "적정수준 설치" 입장인천 서구 검암지구 주민들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공항철도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소음방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시설을 추가 설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위치도 참조30일 낮 12시께 찾은 서구 검암2지구의 A아파트 단지. 약 280세대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 단지와 약 40m 떨어진 곳에는 공항철도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나란히 위치해 있었다. 공항철도 주변에는 약 3m 높이의 방음벽이 설치돼 있었다. 아파트 인근 지상에서 봤을 때 방음벽 위로 철도를 지나는 열차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 벽은 낮게 설치돼 있었다. 이날 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방음벽이 설치돼 있지만 너무 열악하다. 시설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공항철도와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는 계양구 귤현동 부근에서 만나 서구 검암지구를 거쳐 인천국제공항까지 같은 노선으로 이어진다. 그 중 검암지구 일대에는 철도와 고속도로를 따라 약 1천 세대 규모의 주거단지가 형성돼 있어 주민들이 계속해서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A아파트 13층에 살고 있다는 이동규(71·여)씨는 "여름에도 고속도로 소음 때문에 쉽게 문을 열지 못했다"며 "고속도로 쪽으로 나 있는 방이 큰 방인데도 불구하고 소음 때문에 그 방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낮에도 소음 때문에 문을 열고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인데, 주민들이 밤에 느끼는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며 "아파트와 거리가 가까운 것에 비해 그에 대한 방지시설은 아주 미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 주민은 최근 서구 인터넷 민원게시판에 '검암지구와 접하는 인천공항고속도로 방음벽은 왜 없거나 부실합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이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주)신공항하이웨이 측은 적정 수준의 시설물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신공항하이웨이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에 따라 소음 발생 구간에 방음벽 설치를 완료했다"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서구와 건설사 측에 문제의 책임이 있다는 조정 결과가 있었지만, 주민들이 계속해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차량 소음 절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2018-08-30 공승배

올 수차례, 복구비 건당 수백만원市 "지하철공사, 폐자재 그냥 메워"현건 " 개통 5년 지나… 타공사도"수원시를 지나는 분당선 연장구간인 '수원시청역'과 '매탄권선역' 인근 도로에서 싱크홀(지반침하)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시는 분당선 연장선 시공단계부터 문제가 있던 것으로 보고,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관련 대책을 요구한 상태다.3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50분께 수원시청역 사거리 일부 도로(가로2m, 세로4m)가 침하돼 이틀에 걸쳐 긴급 복구작업이 이뤄졌다. 지난 4월에는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한 지점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도로에 지름 30㎝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하기도 했다. 매탄권선역 인근에서도 지난 4월과 7월 도로가 침하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불과 4개월여 만에 인근 장소에서 4건의 싱크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다행히 싱크홀 현상에 따른 인명 사고는 없었지만, 건당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복구비용 탓에 만만찮은 세금과 행정력이 낭비된 상황이다. 원인 파악에 나선 시는 지난 2013년 개통한 수원시청역과 매탄권선역의 지하철 공사를 시공한 현대건설 측의 '하자'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H빔' 등 폐자재를 제거하지 않은 채로 도로 밑을 메우면서, 이 때문에 생긴 틈이 지반침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시 관계자는 "4건 외에도 크지 않은 규모로 두 역사 인근 도로에서 비슷한 유형의 도로 꺼짐 현상이 잇따라 발생했다"며 "정확한 원인 분석을 위해선 지하 동공 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반면, 현대건설 측은 개통 이후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는 점과 지하철 공사 이외에도 인근에서 다른 종류의 공사가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시공 하자는 아니라는 입장이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 측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공상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며 "시와 협의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3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시청역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 전날 밤 폭우로 발생한 싱크홀(지반침하 현상)을 공사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보수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2018-08-30 배재흥

부평구, 리모델링 계획안 철회일제징용 역사박물관 대체 구상 비좁은 장소에 주민 반대 영향줄사택 남은 60여채 철거 위기2019년 '인천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내년 중 개관하기로 했던 '미쓰비시(삼릉·三菱) 줄사택 생활사 마을박물관' 건립이 끝내 무산됐다. 이로써 한반도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 전범(戰犯) 기업의 흔적 역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현장 보존'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인천 부평구는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 일부를 리모델링해 건립하기로 했던 '미쓰비시 줄사택 생활사 마을박물관' 계획안을 철회하기로 검토를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대신 향후 부평 미군기지 반환 부지 일부 공간에 일제 강제 징용 역사를 전체적으로 포괄하는 박물관을 짓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미쓰비시 줄사택 일대 7천700㎡는 지난 2015년 취약지역 생활여건개조를 위한 정부 공모 사업인 '새뜰마을' 사업에 선정됐다. 소규모 임대주택 설립으로 87채의 줄사택이 모두 헐릴 위기에 처하자 당시 구는 2015년 말 줄사택 8채를 리모델링해 '현장성'을 살린 박물관을 짓기로 했었다. 그러나 구 관계자는 "해당 장소가 비좁고 접근성도 좋지 않으며 일부 주민의 반대가 있어, 반환받는 미군부지에 박물관을 세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추후 시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말 87채가 남아 있던 줄사택은 현재 철거 등으로 60여채가 남아 있으며 나머지도 점차 철거될 예정이다. 그나마 현장을 보존할 수 있었던 마을 박물관 계획이 무산되면서 줄사택이 모두 헐리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미쓰비시 부평공장의 노동자 합숙소였던 미쓰비시 줄사택은 1천명 이상 거주하며 강제 노역을 했던 곳이다.1938년 일본 광산기계 제작회사인 히로나카상공 부평공장의 합숙소로 시작됐지만 1942년 미쓰비시 중공업이 인수하면서 이 줄사택에 '미쓰비시'란 이름이 붙었다.미쓰비시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전범 기업으로 인천을 비롯해 한반도 내 103곳에서 조선인 5천여 명의 노동력을 강제로 착취했다고 한다. 특히 1944년 군수공장으로 지정되면서부터는 법적으로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쓰비시는 지난 2015년 중국 징용 노동자들에게는 사과했지만 한국 징용 노동자에 대한 사과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없었다.학계에서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현장성'을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정혜경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연구위원은 "2년 전 구가 현장을 보존한다고 약속해놓고 이제 와 주민 반대를 이유로 계획을 바꾼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캠프마켓 박물관 설립을 별개로 하더라도 미쓰비시 줄사택의 경우 현장을 보존해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의 마중물로 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건물 한 채나 벽화, 파고라(지붕 등) 형태라도 현장을 남기는 방안은 얼마든지 남아있다"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한반도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 전범(戰犯) 기업의 흔적인 인천시 부평2동 '미쓰비시 줄사택'이 최근 마을 박물관 계획이 무산되면서 줄사택이 모두 헐리게 될 위기에 처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2018-08-29 윤설아